쿠바, 오바마 방문 직전 반정부 인사 수십명 연행

쿠바, 오바마 방문 직전 반정부 인사 수십명 연행

입력 2016-03-21 10:39
수정 2016-03-21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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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의 반정부 인사들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역사적인 쿠바 방문 직전에 연행됐다.

쿠바 경찰은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몇 시간 앞둔 20일(현지시간) 오전에 전 정치범 부인들의 모임인 ‘레이디스 인 화이트’(Ladies in White) 회원 등 반정부 인사 수십명을 연행했다고 AP와 AFP 통신이 보도했다.

레이디스 인 화이트 회원들과 다른 반정부 인사 수십명은 일요일마다 집회를 여는 성당 앞에서 경찰 차량에 실려 어딘가로 끌려갔다.

연행된 이들 중 2명은 ‘오바마, 쿠바 여행은 재미삼아 하는 것이 아니다. 더는 인권 침해가 없어야 한다’는 문구가 담긴 손팻말을 들고 있다가 체포됐다.

쿠바 정부는 최근 오바마 대통령의 방문을 앞두고 반정부 인사들을 체포하고 감시활동을 강화했다.

반정부 단체인 쿠바애국연합(UNPACU)은 지난 주말 전국적으로 약 300명의 반체제 인사가 당국에 의해 구금됐다가 풀려났다고 밝힌 바 있다.

레이디스 인 화이트도 지난 13일 아바나에서 개최한 평화 행진이 해산당하는 과정에 40명 이상의 여성 회원이 체포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전 정치범인 앙헬 모야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지금 쿠바를 방문할 때가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며 “쿠바 정부의 탄압 관행과 인권 문제의 개선이 이뤄진 후에야 쿠바를 방문해야 한다”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후 부인인 미셸 여사와 두 딸인 말리아와 사샤, 장모인 마리안 로빈슨과 함께 쿠바의 수도인 아바나의 호세마르티 국제공항에 전용기 편으로 도착한다.

그는 2박 3일간 쿠바를 국빈 방문하면서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과의 정상회담, 대중 연설, 미국 메이저리그 팀과 쿠바 국가대표팀 간의 야구 시범경기, 반정부 인사들과의 만남 등의 일정을 소화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반정부 인사들과 만나고 카스트로 정권이 민감하게 여기는 정치범 문제를 비롯한 인권문제도 정식 거론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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