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프린터로 제작한 의족·맞춤 털코트 얻어 목숨 건져
최근 캄보디아에서 관광객을 태우던 코끼리가 숨져 인간의 동물 혹사에 대한 논란이 빚어졌지만, 인간의 도움으로 새 삶을 찾은 동물들과 관련한 훈훈한 소식도 있다.털없이 태어난 양 ‘스키피’ [BBC 트위터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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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D프린터 의족을 신고 걷는 오리 ‘필립’ [트위터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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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는 동상으로 두 발을 잃은 오리가 3D 프린터로 만든 의족을 얻어 다시 걷게 됐고, 영국에서 털 없이 태어나 어미에게 버림받은 새끼양은 주인이 만들어 준 털코트를 입고 목숨을 부지했다.
1일 영국 텔레그래프와 BBC방송 등의 보도에 따르면 잉글랜드 남부 윌트셔에 있는 농장에서 지난달 초 온 몸에 털이 하나도 없는 새끼양이 태어났다. 이 양은 날 때부터 복슬복슬한 털이 있는 형제들과 다른 생김새로 어미양의 보살핌을 받지 못했다. 기온이 떨어지는 밤에는 맨몸으로 체온을 유지하기 어려워 자칫 목숨을 잃을 위기에 놓였다.
보다 못한 농장 주인 샐리-앤 피셔 씨가 나섰다.
그는 헐벗은 아기 양에게 ‘스키피’라는 이름을 지어주고, 밤에는 헌 옷에서 뜯어낸 양털을 모아만든 ‘맞춤 코트’를 입혔다, 낮에는 그보다 얇은 웃옷을 지어 입히는 등 정성스레 돌봤다.
피셔 씨는 스키피가 털 없이 태어난 것이 병 때문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지 아직 알아내지 못했다면서 “그는 그저 운이 조금 없었던 것 같다. 그래도 잘 견뎌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사연이 영국 현지 언론을 통해 잇따라 전해지면서 스키피는 일약 ‘스타 양’이 됐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이용자들은 폭신한 양털 코트를 입은 스키피의 사진을 공유하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소식이다”, “정말 특별한 코트네”, “새 옷 입고 건강하게 자랐으면”과 같은 덕담을 나눴다.
미국에서는 두 발을 잃은 야생 오리가 최신 기술인 3D 프린터로 제작한 근사한 의족으로 새 삶을 찾았다.
위스콘신주 오시코시에 사는 비키 레이브-해리슨 씨는 지난 겨울 오리 한마리를 구조했지만, ‘필립’이라고 이름 붙여진 이 오리는 당시 심한 동상으로 발이 꽁꽁 얼어 말라붙은 채였다. 필립은 결국 양발을 잘라내야 했다.
레이브-해리슨 씨는 걷지 못하는 필립을 안락사시키는 방안까지 고민하면서도 의족을 구하려 사방을 수소문했고, 3D 프린터를 보유한 인근 사우스파크 중학교와 극적으로 연락이 닿았다. 사연을 들은 교사 제이슨 지스키 씨도 선뜻 의족을 만들주겠다고 나섰다.
이들은 6주 동안 설계와 시험제작 등 시행착오를 거쳐 지난달 15일 마침내 필립에게 꼭 맞는 주황색 새 의족을 만들었다.
의족을 신은 필립은 처음에는 중심을 잡으려 애쓰는 모습이다가 금방 적응한 듯 뒤뚱거리며 걸음을 내디뎠다. 필립은 현재 위스콘신주의 한 야생동물 보호구역으로 옮겨져 여생을 보내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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