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전자변형 농산물 식품’ 표시의무화 확산…곡물값 상승압력

美 ‘유전자변형 농산물 식품’ 표시의무화 확산…곡물값 상승압력

입력 2016-06-30 10:33
수정 2016-06-30 1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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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17개 주 법안 제정·제출…非변형 원료로 회귀 움직임

농산물 생산과 수출 대국인 미국에서 ‘유전자변형 농산물을 사용한 식품’의 표시를 의무화하는 움직임이 퍼지고 확산하고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0일 보도했다.

생산하는 곡물의 태반이 유전자가 변형된 미국에서도 섭취하는 곡물의 유래를 정확히 알고 싶어하는 소비자의 목소리가 강해지면서 유전자변형 식품 표시를 하지 않고는 버티기 힘들어진 상황이다.

식품원료를 변형하지 않은 농작물로 대체하는 움직임도 확산하면서 곡물 수입이 많은 일본의 곡물 가격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망했다. 한국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전망된다.

미 동부 버몬트주에서는 7월 1일부터 ‘이 상품은 유전자변형 기술로 제조됐다’는 표시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새로운 법률이 시행된다. 유전자변형 기술로 제조한 식품 표시를 의무화해서다.

의무화 법률은 버몬트주가 2014년 미국에서는 처음으로 가결해 시행에 들어간다. 이런 움직임은 버몬트주와 가까운 코네티컷주, 메인주에서도 확산해 의무화 법안이 가결됐다.

올해 6월 시점으로 보면 유전자변형 식품 표시 의무화를 규정한 법안이 가결됐거나 혹은 제출된 주는 미국 전체 50개 주 가운데 17개 주에 이른다. 불과 2년 사이 빠르게 늘어났다.

미국에서 생산하는 옥수수나 대두의 90% 이상은 제초제나 해충에 강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것이다. 미 식품제조자협회는 ‘표시는 기업 판단에 기초해야 한다’며 의무화에 반대하지만, 제초제 사용에 따른 인체 영향에 불안해하는 소비자들이 늘며 유전자변형 식품 표시 의무화를 요구한다.

이에 따라 일부 기업들은 자주적으로 유전자변형 식품표시에 나섰다. 미국 식품 대기업 제너럴밀스는 “버몬트 1개주만 표시하는 것은 역으로 비용 증가 요인”이라며 미국 모든 주에서 표시한다.

역시 대형 식품업체 마스나 켈로그도 유전자변형 식품 표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슈퍼체인 홀푸드마켓은 2018년까지 모든 점포에서 유전자변형 식품에 대해 표시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원재료를 대체하는 움직임도 있다. 제너럴밀스는 설탕 원료를 변형된 사탕무에서 변형하지 않은 사탕수수로 바꾼다. 버몬트주의 파스타 업체는 변형된 유채씨기름에서 비(非)변형 올리브유로 대체한다.

이런 움직임에 따라 미국에서 비변형 작물 수요가 늘면, 일본의 조달 비용을 증가시킬 우려가 있다. 일본은 비변형 작물 태반을 수입에 의존하는데, 비변형 옥수수는 변형보다 10% 비싸다.

대형 종합상사의 비변형 대두 조달 담당자는 “비변형 작물 재배가 늘어날 때까지 과도기에 공급이 충분하지 않을 우려가 있다”고 봤다. 단기적으로는 수요증가에 의한 가격상승 전망도 나왔다.

일본 전국농업협동조합연합회(전농)에서 변형하지 않은 옥수수 조달업무에 종사하는 담당자는 “미국 식품 업체가 전농의 미국 자회사에 비변형 작물을 확보하기 위해 접촉해 왔다”고 소개했다.

우유제품이나 식육이 표시 대상에 들어가면 사료용 수요도 늘어난다. 미국에서 유전자변형 작물의 상업재배가 시작된 지 20년이 지나면서 새로운 움직임이 곡물시장을 뒤흔들기 시작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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