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서 왜 쿠데타 났나…“궁지몰린 반에르도안 세력, 역전시도”

터키서 왜 쿠데타 났나…“궁지몰린 반에르도안 세력, 역전시도”

입력 2016-07-16 16:12
수정 2016-07-16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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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인의 정치개입 소지 열어둔 헌법 영향도 “군 전체 합의 안 거쳐 설익은 쿠데타 실패”

터키에서 15일 갑작스럽게 발생한 군부 쿠데타는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의 권력장악으로 축출 위기에 몰린 군부 세력들이 에르도안을 권좌에서 끌어내리기 위해 시도한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한때 정치적 동지였던 재미 이슬람학자 펫훌라흐 귈렌과 2013년 부패수사를 계기로 결별한 후 귈렌을 추종하는 세력을 정계, 법조계, 언론계, 군부에서 대부분 몰아냈다.

당시 검경이 집권당을 겨냥한 부패사건 검거작전을 벌이자 에르도안은 사법당국 내 귈렌 추종자들이 ‘사법 쿠데타’를 벌였다고 역공을 펼치며 대대적으로 제거했다.

귈렌과 추종자들은 ‘국가전복기도’ 혐의가 적용됐다.

귈렌은 1999년 미국으로 이주한 후 자진해서 망명생활을 하고 있다.

터키 각계에서 귈렌의 추종세력은 대부분 권력을 잃었지만 군부에는 지지그룹이 일부 남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신들의 처지가 점점 위태로워진 군부 일부가 에르도안을 몰아내려고 쿠데타를 이번 쿠데타를 주도했다는 게 에르도안 대통령의 설명이다.

또 에르도안의 권력장악과 과도한 이슬람주의 정책에 반발하는 세속주의헌법 추종세력도 이에 동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터키 헌법에는 군이 ‘국가의 수호자’로 표현돼 있어 정치에 개입할 여지를 열어두고 있다. 종전 헌법에는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명시적인 조항도 있었다.

1960년, 1971년, 1980년, 1997년에 군부 쿠데타도 헌법의 이러한 정신을 내세웠다.

과거 쿠데타 세력은 합동참모본부와 육·해·공군이 합의하여 쿠데타를 예고하고 집권당을 축출한 뒤 2∼3년 후 민간에 권력을 이양했다.

터키에서 군부의 신뢰가 높은 데에는 이러한 배경도 작용한다.

터키 전문가인 이희수 한양대 교수(문화인류학과)는 “이번 쿠데타는 군부가 모두 합의한 과거의 쿠데타와는 방식이 다르다”면서 “반(反)에르도안 세력과 세속주의 그룹이 협력해서 쿠데타를 기획하면서, 전체 군부와 나아가 여론의 지지를 얻을 것으로 기대했지만 그에 미치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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