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정부의 비만대책 “디저트 1인분 크기 줄인다”…여론은 ‘싸늘’

英정부의 비만대책 “디저트 1인분 크기 줄인다”…여론은 ‘싸늘’

입력 2016-10-02 10:31
수정 2016-10-02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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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반 식당 공개방침에 소비자들 조롱…“더 주문하면 돼” 비웃음

영국 정부가 ‘비만과의 전쟁’ 차원에서 음식점에 디저트 같은 고열량 메뉴의 양이나 당 함량을 줄이도록 강제하고, 이를 따르지 않는 식당 명단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제러미 헌트 영국 보건장관은 최근 식품·외식업계 관계자들과 연 비공개회의에서 “외식은 더는 특별한 일이 아니고 많은 가정의 습관”이라며 “외식이 열량과 당류 과다 섭취에 상당한 기여를 하고 있다”며 이러한 방침을 밝혔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더타임스에 따르면 영국 정부는 비만 문제 해결을 위해 레스토랑, 카페, 술집 등이 음식 1인분 양을 줄이거나 100g당 당 함량을 줄이고, 설탕 감소분을 지방이나 소금으로 대체할 수 없도록 할 방침이다. 이 방침을 따르지 않으면 음식점 이름을 공개할 예정이다.

양을 줄여야 하는 메뉴로 지목된 음식은 푸딩 같은 고열량 디저트나 버거 같은 기름진 음식이다. 특히 노력을 기울여야 할 대표적인 외식 체인으로는 스타벅스, 맥도날드, 피자 익스프레스 등이 거론됐다.

헌트 장관은 “외식으로 섭취하는 당류가 전체 당류 섭취량의 5분의 1을 넘고, 영국 가정의 4분의 1은 매주 자녀와 함께 패스트푸드 음식점에 간다”며 “식습관이 변하는 것을 무시할 수 없어 외식업계 전체가 당류 저감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러한 정부의 계획이 외식업계와 일부 소비자로부터 비웃음을 사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디저트의 개당 크기가 작아지면 여러 개 주문하면 되고, 망신을 주려는 목적의 음식점 명단 공개는 오히려 양 많은 디저트를 찾는 디저트 애호가들에게 훌륭한 광고가 된다는 이유에서다.

영국 외식업계는 먹는 즐거움을 망치기만 할 뿐 실현이 어려운 목표를 세웠다며 헌트 장관을 비판하고 있다.

우피 이브라힘 영국접객업협회(BHA) 대표는 디저트 양 감축 목표를 두고 “유통업체나 제조업체와 달리 메뉴와 조리법이 천차만별인 외식업계에는 어려운 일”이라며 “협회는 더욱 건강한 메뉴를 제공할 수 있는 영양 지침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다”고 더타임스에 밝혔다.

트위터에서는 “큰 푸딩을 파는 식당 명단을 제발 보내달라”(@ali_harper), “명단을 맛집 가이드로 활용하겠다”(@GrumpyOldDick), “‘칼로리 폭탄’ 푸딩을 주문할 날을 기대하고 있다”(@claycon) 등 정부 방침을 비꼬는 영국인들의 조롱이 이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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