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뚤어진 정적들이 가짜 뉴스로 내 승리 하찮게 만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러시아가 자신의 약점을 포착한 자료를 갖고 있다는 보도를 11일(현지시간) 강력하게 비난했다.트럼프 당선인은 거처인 미국 뉴욕 트럼프타워에서 지난해 7월 이후 6개월 만에 기자회견을 앞둔 이날 오전 트위터를 통해 러시아의 약점 포착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자신의 대통령 선거 승리를 깎아내리려는 정적들의 수작이라고 비판했다.
일간지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러시아 크렘린 궁이 “보도는 완벽한 허구”라고 공식 반응을 내놓은 직후 트럼프 당선인은 특유의 ‘폭풍 트윗’을 날렸다.
트럼프 당선인은 “정적들에 의한 확인되지 않은 보도를 두고 러시아가 완벽한 허위이자 바보 같은 소리라고 발표했다”며 “매우 부당하다”고 썼다.
이어 “러시아는 내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 적이 없다”면서 “나는 러시아와 어떤 협상, 대출, 어떠한 것도 관련이 없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은 이번 의혹 보도가 자신의 대선 승리를 헐뜯으려는 정적들의 노력이라는 자신의 신념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나는 대선에서 쉽게 이겼고 위대한 ‘움직임’을 확인했지만, 비뚤어진 정적들이 가짜 뉴스로 내 승리를 하찮게 만들려고 한다”면서 “정보기관은 이런 가짜 뉴스가 대중에게 유통되는 것을 허용해선 안 됐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런 보도는) 나를 겨냥한 마지막 공격”이라면서 “우리가 나치 독일에 살고 있느냐”며 자신을 둘러싼 보도에 강한 불만을 토로했다.
나치 독일 시절 정보기관이 무수한 사람에게 피해를 안겼듯이 자신도 정보기관의 피해자라는 점을 에둘러 강조한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전 11시에 시작된 기자회견에서도 관련 내용을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그는 러시아가 자신의 약점 자료를 확보했다는 보도를 단호하게 부인하면서 정보기관이 관련 문건을 공개했다면 “엄청난 오점”이라고 화살을 정보기관에 돌렸다.
그러면서 러시아와 연계된 문건을 누설한 정보기관을 재차 나치 독일의 행동으로 빗대며 불만을 토로했다.
미국 정보기관 수장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트럼프 당선인, 의회 지도부에게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을 다룬 기밀해제 보고서를 브리핑하면서 러시아가 트럼프 당선인의 약점을 잡았다는 내용의 자료도 첨부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둘러싼 루머는 일파만파로 확산하고 있다.
러시아 정보기관이 트럼프 당선인을 곤혹스럽게 할 목적으로 그의 사생활과 재정 상태 자료를 은밀히 모았다는 ‘미확인’ 의혹이 주를 이룬다.
이 중에는 트럼프 당선인이 2013년 러시아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호텔에서 매춘부들과 함께 찍힌 것으로 알려진 섹스비디오도 있다.
미국 온라인 매체인 버즈피드 뉴스는 전직 영국 정보요원이 작성한 것으로 추정되는 이런 내용의 메모를 전격 공개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 내정자는 이날 MSNBC 방송 ‘모닝 조’에 출연해 버즈피드의 보도를 “잠꼬대 같은 쓰레기”라고 강력히 비난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이 러시아에서 약점 잡힐 만한 일에 연루됐다는 보도는 물론 대선 당시 법률고문이던 마이클 코언과 함께 러시아 관리들을 만나려고 체코 프라하를 여행했다는 보도도 싸잡아 부인했다.
프리버스 내정자는 “이런 의혹이 담긴 자료는 정보기관의 공식 문건도 아니다”라면서 “뉴욕타임스에 실리기에 적절치 않다”고 비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전날 NBC 방송 인터뷰에서 아직 관련 보고서를 읽지 않았다며 기밀 정보 언급을 거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내가 퇴임하더라도 러시아의 미국 대선개입 의혹에 관한 진상 규명은 계속돼야 한다”면서 “의회와 트럼프 당선인, 차기 정부는 기밀해제 된 문건과 기밀 분류된 문건을 검토해 이 상황을 심각하게 대처하고 우리의 민주주의를 보호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