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생존자 11명으로 증가…지진 사망자도 5명 확인돼
연속 지진으로 촉발된 눈사태로 붕괴된 이탈리아 중부 호텔에서 재난 발생 사흘 만에 총 9명이 기적적으로 구조됐다.이탈리아 구조당국은 21일(현지시간) “전날 생존이 확인된 투숙객 가운데 4명을 오전 일찍 잔햇더미 아래에서 추가로 구출했다”며 “이로써 이 호텔에서 머물던 사람 중 생존자는 모두 11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그는 구조된 사람 중에는 어린이 4명이 포함돼 있다고 덧붙였다.
필사의 수색 작업 끝에 20일 오전 일부 실종자들이 살아있음을 확인한 구조 당국은 이날 오후 여성 1명과 어린이 4명 등 5명을 먼저 구해낸 데 이어 21일 새벽에 여성 2명과 남성 2명 등 나머지 4명을 구출해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6∼9세의 어린이들은 눈더미의 침범을 받지 않은 오락 공간에 모여 있었던 덕분에 목숨을 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구조된 사람들은 이탈리아 중부 아브루초 주의 산간 마을에 있는 호텔 ‘리고피아노’가 거대한 눈사태에 매몰된 뒤 눈더미와 잔해 속에 갇혀 최소 43시간, 최장 58시간 넘게 사투를 벌이다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눈사태는 지난 18일 이 지역을 네 차례 강타한 ‘규모 5’ 이상의 지진으로 초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눈사태 당시 호텔 밖에 나와 있었던 덕분에 매몰을 피한 투숙객 1명과 호텔 직원 1명 등 2명은 앞서 지난 19일에 처음 구조됐다.
구조된 사람들의 건강 상태는 비교적 양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이 이송된 병원의 관계자는 “이들 대부분이 눈사태가 닥쳤을 때 스키복 등 따뜻한 옷차림을 하고 있었던데다 건물을 덮은 눈이 단열 효과를 내며 저체온증 등에 빠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희생자의 시신 1구가 추가로 수습됨으로써 현재까지 확인된 호텔 사망자는 남성 3명, 여성 2명 등 모두 5명으로 늘었다.
실종자 수는 호텔 투숙객과 직원 등 23명으로 파악됐다고 구조 당국은 발표했다. .
일부 이탈리아 언론은 구조대가 잔햇더미 속에서 또 다른 생존자들의 음성을 듣고, 이들의 매몰 위치를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나구조대 관계자는 “생존자들이 내는 소리인지, 붕괴된 건물에서 눈이 녹거나 물건들이 부딪히는 소리인지 정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구조대는 호텔 내에 눈사태로 상하지 않은 빈 공간이 상당할 것으로 추정하며 쉴 새 없이 추가 생존자들을 수색하고 있으나 재난이 발생한 지 만 72시간이 지나며 실종자들의 생존 확률은 점점 희박해지고 있는 것으로 우려된다.
구조대는 또 다른 눈사태 위험과 쌓인 눈의 무게로 호텔 건물이 추가로 붕괴할 가능성 속에서 악전고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18일 발생한 연속 지진으로 인한 희생자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이탈리아 정부는 지난 며칠 간 폭설이 내린 아브루초와 마르케 주 등에서 지진 후 발생한 눈사태와 건물 붕괴, 정전 등으로 총 5명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또, 여전히 정전 상태에 놓여 있는 가구도 3만3천 가구에 달한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