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개혁 진영 민생 문제 놓고 뜨거운 설전
28일(현지시간) 저녁 이란 국영방송을 통해 생중계된 대선 후보자 토론은 기대 이상으로 생동감이 넘쳤고 후보 간 설전도 뜨거웠다.2009년 대선에서 처음 도입된 대선 토론은 이번에는 녹화 방송할 예정이었지만 후보와 여론의 요구로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날은 대선 선거운동 기간 예정된 3차례의 토론 중 첫 번째였다.
자유 토론은 아니었지만, 즉흥적인 질문과 답변으로 후보의 역량을 엿볼 수 있는 형식이었다.
사회자가 투명한 유리 항아리에서 후보 6명의 번호 중 하나를 추첨하고, 해당 후보는 별도로 마련된 무대에 선다.
사회자가 다시 다른 유리 항아리에서 질문지를 무작위로 뽑아 무대에 있는 후보에게 질의하면 후보는 4분간 이에 대한 자신의 공약과 입장, 정책을 즉석에서 설명한다.
이를 듣고 나면 나머지 5명이 자신의 이견이나 평가를 차례로 말하고, 후보는 이 반박에 대해 5분간 자신의 대답을 내놓아 재반박한다.
후보 6명이 모두 질의와 답변을 마치고 나면, 사회자가 또 다른 항아리에서 질문지를 임의로 뽑아 각 후보에게 질문을 던지고 후보는 이에 답한다.
두 번째 질문 순서에서는 다른 후보가 반박할 기회가 없다.
6명이 모두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변을 마치면, 유권자에게 자신의 정책과 공약을 밝히는 마무리 발언을 하고 토론이 끝난다.
3시간여간 진행된 토론에서 후보 6명은 각자 23분간 말할 기회를 공평하게 얻게 된다.
이날 질문은 민생 문제에 대해서였다.
연임에 도전하는 하산 로하니 현 이란 대통령 차례에서는 젊은 층의 결혼 기피 현상을 어떻게 해결할지에 대한 질문이 뽑혔다.
또 지방 미개발, 소득 양극화, 공기 오염, 물가 상승 등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후보의 답변을 들을 수 있었다.
이날 토론에서는 특히 중도·개혁 진영 로하니 대통령과 에샤크 자한기리 수석부통령이 보수 진영 후보 모하마드 바게르 칼리바프 테헤란 시장과 뜨거운 공방을 펼쳤다.
칼리바프 시장은 “로하니 대통령이 지난 대선에서 관광 분야에서만 일자리 400만개를 만든다고 공약했는데 거짓말로 드러났다”면서 “결국 로하니 대통령과 자한기리 부통령이 선거 직전 단일화할 것 아니냐”고 공격했다.
이에 로하니 대통령은 “일자리 400만개는 관광객이 대폭 증가하는 것을 전제로 한 공약”이라면서 “칼리바프 시장은 민생은 해결하지 않고 쓸모없는 건설 허가만 내줬지 않느냐”고 반박했다.
자한기리 부통령도 칼리바프 시장이 과거 이란혁명수비대 장성이었던 점을 거론하면서 “테헤란 시를 군대처럼 운영하고 있다”며 로하니 대통령을 거들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