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워싱턴서 美-아세안 외무장관 회담…美, 북한 문제에 초점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4일 워싱턴에서 열리는 미-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외무장관 회담에서 아세안회원국들에 대북제재 이행 강화를 요청할 것이라고 싱가포르 일간 더 스트레이츠타임스가 4일 보도했다.신문은 한 달 전 미-아세안 외무장관 회담이 확정된 이후부터 미국은 북한 문제에 초점을 맞춰왔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카티나 애덤스 미국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대변인은 “미국은 모든 국제사회 구성원이 북한에 대한 유엔안보리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고, 북한과의 외교관계를 중단 또는 격하하는 동시에 북한을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조처를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로 동남아 국가들은 그동안 북한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왔다.
북한 평양에 대사관이나 대표부를 둔 동남아 국가는 인도네시아·베트남·라오스·캄보디아·말레이시아 등 모두 5개국으로, 아세안 10개 회원국 절반이 북한에 대사관을 두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대북제재 강화 국면에서도 동남아 주요 도시의 북한식당은 여전히 활발한 영업을 지속하는 등 동남아는 북한이 외교적 고립을 피해 외화벌이를 지속하는 무대가 되고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지난해 3월 대북제재 결의 2270호를 채택한 이후 일부 동남아 국가들이 이에 호응했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 제재 이행보고서를 제출한 국가는 싱가포르, 베트남, 라오스, 말레이시아 등 4개국뿐이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도 미국이 대북 압박에 과거 북한과 비교적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해온 동남아시아 국가들을 끌어들이는 것이 도움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미국 터프츠대학교 플렛처 법학·외교 대학원의 이성윤 교수는 “북한 관련 이슈에 동남아 국가들이 다시 건설적으로 개입하게 하는 것이 꼭 필요하다”며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가 북한과 외교관계를 맺고 (해당 국가의) 개별 기업이 북한 기업과 사업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만 봐도 이런 조치의 필요성을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어 “아세안회원국의 대북 제재 동참이 늘어날수록 북한과 협상하는 미국의 입지가 커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바우어 그룹 아시아의 최고경영자이자 동남아시아 전문가인 어니 바우어는 “지난 한 달간 우리는 트럼프가 아시아를 중시하는 모습을 봤다. 이는 매우 긍정적인 모습”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회담에서 외무장관들은 40주년을 맞은 미국과 아세안의 관계 강화 방안과 함께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 대응 문제도 논의할 예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