前타이베이 시의원,‘우호상징’ 일본인 동상 이어 신사 석상 파손

前타이베이 시의원,‘우호상징’ 일본인 동상 이어 신사 석상 파손

입력 2017-05-30 09:59
수정 2017-05-30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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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과 일본의 우호를 상징하던 일본인의 동상을 절단했던 대만의 반일인사가 이번에는 일제시대 신사(神社)에 세워졌던 석상을 파손해 구류 처분을 받았다.

30일 대만 연합보와 자유시보 등에 따르면 이청룽(李承龍·59) 전 타이베이 시의원은 지난 28일 밤 타이베이시 베이터우(北投)구에 위치한 이셴(逸仙)초등학교 교문 앞에 세워진 석상 2개를 파손하는 장면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리 전 의원은 “(석상이) 일본 병사의 망령을 수호한다”고 주장하며 동료와 함께 페이스북 라이브 기능을 통해 망치 등으로 석상을 파손하는 장면을 생중계했다.

동영상에는 인근 목격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리 전 의원이 자신의 신분을 당당하게 밝히는 장면도 나왔다.

석상이 세워진 초등학교는 옛 일본 신사가 있었던 자리로 2차 대전 중 파괴됐다. 전후 10여년만에 학교 측은 정원에서 석상들을 발굴해 수호의 의미로 교문 앞에 설치했고 최근엔 보수 작업도 진행했다.

일본 신사 앞에는 신을 지키는 상상 속의 동물 코마이누 상을 좌우에 두 마리씩 세워놓는 경우가 많다.

리 전 의원이 소속된 중화통일촉진당은 중국과 통일을 주장하는 친중, 반일 성향의 정당이다. 리 전 의원은 지난달 대만 남부 타이난(台南)시 우산터우(烏山頭) 댐 인근에 설치된 일본인 기술자 핫타 요이치(八田與一)의 동상 머리 부분을 절단한 바 있다.

리 전 의원은 현장에서 경찰에 체포됐고 피해 사실을 통보받은 초등학교 측은 이들을 공공기물 손괴 혐의로 고소했다.

리 전 의원 등은 한 달 만에 다시 범행을 저질렀다는 이유로 각각 5만 대만달러(200만원)의 보석금 판결을 받았으나 “낼 돈이 없다”며 거절 의사를 밝혀 구류에 처해졌다.

타이베이시 교육국은 파손된 석상은 보호 대상이 아니지만 일제 시대부터 지금까지 내려온 역사적 가치를 가진 문화재라며 이들의 행위는 후세에 최악의 본보기를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린쥔셴(林俊憲) 민진당 입법위원(국회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역사 문물의 파괴 행위는 비이성적이며 사회적으로도 지지와 공감을 얻을 수 없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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