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위기’라지만 세계 여론조사상 78%가 민주주의 지지

‘민주주의 위기’라지만 세계 여론조사상 78%가 민주주의 지지

입력 2017-10-17 17:13
수정 2017-10-17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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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리서치 38개국 조사… 부유하고 민주정 정착한 나라일수록 민주정 신뢰 강해

‘민주주의 침체기’라는 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 위기론이 거론되고 있으나, 미국의 여론조사 업체 퓨리서치가 세계 38개국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시민들이 대표를 선출하는 ‘대의 민주주의’가 자국의 정치체제로 좋다고 밝힌 응답자는 평균 78%(나쁘다 17%)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출직 공직자가 아닌 시민들이 주요 국가 문제에 대해 직접 투표를 통해 입법하는’ 직접 민주주의에 대해선 좋다는 응답이 66%(나쁘다 30%)로 나왔다.

‘선출되지 않은 전문가들이 나라에 최선이라고 생각하는 정책 결정을 내리는’ 전문가 체제에 대해선 ‘좋다’와 ‘나쁘다’가 49대 46%로 거의 같이 나왔다.

‘힘으로 통치하는 지도자(strong leader)가 입법부와 사법부의 간섭을 받지 않고 결정할 수 있는’ 정치체제와 군부 통치체제에 대해선 나쁘다는 응답이 각각 71, 73%로 압도했다.

38개국 중 부유한 나라의 국민과 민주주의가 정착된 나라의 국민은 그렇지 않은 나라의 국민에 비해 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가 더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많은 나라에서, 고교 졸업 미만의 학력, 우파적 이념, 자국의 민주주의에 불만을 가진 사람들 가운데서 직·간접 민주주의 외의 비민주적 정체들에 대한 지지도가 상대적으로 높게 나왔다.

이러한 조사 결과는 민주주의의 위기에 대해 지나치게 호들갑을 떨 필요가 없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조사 대상 각국에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상당한 숫자”의 소수가 비민주주의 정체에 찬성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일이라고 퓨리서치는 16일(현지시간) 밝혔다.

필리핀, 러시아, 터키를 포함한 20개국에서 의회와 사법부의 견제를 받지 않는 강력한 지도자가 통치하는 것에 대한 찬성이 4분의 1 이상으로 나타났다든지, 베트남, 인도네시아, 인도, 남아공에선 군부 통치를 좋다고 답한 사람이 절반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한국에 대한 조사 결과를 보면, 정부가 옳은 일을 하고 있다고 믿느냐는 질문에, ‘많이’ 믿는다는 2%에 불과했고 ‘다소’ 믿는다도 21%에 지나지 않은 반면, ‘별로 믿지 않는다’ 50%, ‘전혀 믿지 않는다’ 25%로 나타나 불신이 신뢰를 압도했다(나머지는 무응답). 여론조사 당시 국정농단 사건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국의 민주주의 작동 실태에 대한 만족도에서도 별로 만족하지 않는다 55%, 다소 만족한다 27%, 전혀 만족하지 않는다 14%, 매우 만족한다 3%로, 불만이 만족을 압도했다.

그러나 한국의 정치체제로 대의 민주주의와 직접 민주주의를 채택하는 것이 좋으냐는 질문엔 `매우 좋거나 다소 좋다‘는 응답이 각각 78%와 76%로 나와, 입법부와 사법부의 견제를 받지 않는 강력한 지도자 체제(23%), 군부 통치 체제(8%)를 압도했다.

한국에서 ’전문가 체제‘에 대한 입장이 매우 좋다 6%와 다소 좋다 46%를 합해 절반이 넘은 점도 주목된다. 미국, 캐나다, 프랑스, 독일,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웨덴, 영국 등 미국과 대부분의 서부 유럽 국가들에선 40% 초반대 이하인 점과 비교된다.

아시아에서도 호주는 41%로 서구권 수준이지만 일본은 49%로 비교적 높다. 동구권인 헝가리(68%)와 러시아(66%)는 70% 육박한다. 필리핀과 베트남도 각각 62%와 67%로 높은 수준이다.

대의 민주주의를 좋다고 평가하고 다른 비민주정은 지지 않은 응답자를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가 `강하다(committed)’고, 대의 민주주의를 좋다고 평가하면서 동시에 최소한 한 개 이상의 비민주정도 지지한 응답자를 신뢰가 `약하다(less-committed))‘고, 대의 민주주의를 지지하지 않고 비민주정을 최소한 한 개 선택한 응답자를 ’비민주적‘이라고 각각 분류할 때 한국은 강 31%(38개국 중간값 23%), 약 47%(중간값 47%), 비민주적 13%(중간값 13%)의 분포를 보였다.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도는 스웨덴이 52%로 가장 강했고, 독일 48, 네덜란드 47, 캐나다와 그리스 각 44, 미국과 호주 각 40, 이탈리아 37, 영국 36, 프랑스 35, 스페인 34, 폴란드 31% 순으로 나타났다. 일본은 26%로 한국보다 낮았다.

비민주정에 대한 태도에선 교육과 이념이 핵심 요인으로 분석된다고 퓨리서치는 설명했다.

38개국 중 22개국에서 교육 수준이 높은 응답자의 대의 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도가 교육 수준이 낮은 응답자들에 비해 강한 경향을 보인 가운데, 특히 군부 통치에 대한 지지도에서 교육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페루에선 군부 통치체제에 대해 중등교육 이하자는 55%가 지지하고 고교 졸업 이상자는 32%가 지지해 교육 격차가 가장 크게 나타났다. 미국의 경우도 고교 졸업 이상은 7%만 찬성했으나 중등교육 이하는 24%가 지지했다. 한국은 고교 졸업 이상 5%와 그 미만 13%로 격차가 비교적 작았으며, 독일이 1%와 4%로 격차가 가장 작았다.

이념·정파 요인을 보면, 한국에서 입법부와 사법부의 견제 없는 강력한 지도자 체제에 대해 좌파로 분류된 응답자는 15%만 지지한 데 비해 우파로 분류된 응답자는 35%가 찬성했다. 중도라고 밝힌 응답자는 20%가 지지했다.

강력한 지도자 체제에 대해 호주도 좌·우간 찬성도가 20% 포인트 차이 났으며, 이탈리아와 영국은 16% 포인트, 이스라엘 14% 포인트, 미국도 좌(14%), 우(27%)간 13% 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이 조사는 지난 2월 16일부터 5월 8일 사이에 38개국 총 4만1천953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퓨리서치의 조사 결과는 응답자들의 현 입장을 조사한 것이어서 장기간의 변화 방향을 보여주진 못하고 있으나, 최근 발표된 다른 조사 결과를 보면 오늘날 청년들은 불평등 심화, 경제 침체, 끝없는 정치적 대립 등으로 인해 이전 세대에 비해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이 약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포린 폴리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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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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