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환경장관 등 모발 수은 검사하니 절반 이상이 기준치 초과

각국 환경장관 등 모발 수은 검사하니 절반 이상이 기준치 초과

김태이 기자
입력 2017-12-08 10:15
수정 2017-12-08 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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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EN “전 세계 수은 오염, 기존 생각보다 훨씬 만연하고 심각”

“장·차관을 비롯해 각국 환경부 고위직 인사 중 절반 이상의 머리카락에서 검출된 수은 농도가 건강 기준치를 초과했다.”

스웨덴에 본부를 둔 국제 보건환경단체 네트워크인 IPEN은 6일(현지시간) 각국 환경부고위 관리 180명의 모발 검사 결과를 밝히면서 전 세계 수은 오염 상태가 당초 알려진 것보다 더 만연하고 심각하다면서 더욱 강력한 대책을 촉구했다.[http://www.ipen.org/news/press-release-mercury-cop1-delegates]

지난 9월 24~25일 스위스 제네바에선 유엔환경계획(UNEP) 주최로 미나마타협약 발효 후 첫 당사국 총회가 열렸다. 이 협약은 수은 및 수은 함유 제품 생산과 수출입을 막아 수은 중독 피해를 줄이려 2013년 유엔 차원에서 채택한 것이다.

1956년 일본 미나마타시에서 화학공장 폐수에 오염된 어패류를 먹은 사람 수천명이 수은에 중독돼 혀와 사지가 마비되고 기형 등 여러 이상 증세를 일으킨 일에서 미나마타병이라는 이름과 이 협약의 명칭이 유래했다.

한국을 포함한 128개 서명국가 중 50개국이 비준하면 90일 내에 발효되는 조항에 따라 지난 8월 16일부터 협약이 발효됐다.

9월 총회는 협약 발효 후 처음 열린 당사국 총회로 75개국 환경부의 장·차관이나 실국장급 등 고위 관계자들이 대표단으로 참가했다.

IPEN은 당시 UNEP 등과 협력해 참가자들의 모발을 채취, 수은 잔류량을 검사했다. IPEN은 그 결과를 6일 발표하면서 ‘매우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수은은 각국 대표들 모두에서 검출됐다.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사람들에서 검출된 양이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건강 권고 기준치(1ppm)를 넘었다.

IPEN은 이 기준을 넘으면 뇌·심혈관 손상, 지능저하 등 각종 건강 상의 위험이 일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태아의 경우 0.58ppm 이상이면 신경손상이 시작될 수 있으며 어린이와 임신부는 수은의 악영향에 더 취약하다.

지역별로는 중동부 유럽 국가 대표들만 기준치 이하(0.58ppm) 이하였고 서유럽 국가 는 평균치가 1.04ppm으로 기준을 약간 넘었고, 아시아·태평양지역은 평균 2.2ppm이었다.

특히 작은 섬나라들(SIDS)의 경우엔 평균 3ppm이 넘었다. 수은이 바다로 모이고, 해양 먹이사슬을 거치며 농축도가 높아지고, 주민들의 어패류 섭취 비중이 높아서다.

또 개인별로는 미국, 서유럽, 일본과 호주를 비롯한 이른바 선진국 대표들에서도 매우 높은 수치가 나온 사례가 많았다.

IPEN은 “이들은 수은의 독성과 노출에 따른 위험을 잘 아는 집단이지만 수은 오염에서 자신을 보호할 수 없었다”면서 그만큼 수은 오염이 만연해 있으며,‘모든 사람을 위협하는 시급한 해결과제’임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IPEN에 따르면 모발 검사를 받은 사람 중 한 명인 카롤리나 스코리 스웨덴 환경장관은 “여성인 나로선 임신부에게서 태아로 이전돼 엄청난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더욱 크게 우려한다”면서 협약의 강력한 이행과 국제적 공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마르코스 알레그레 창 페루 환경부 차관은 “다행히 나는 기준치 이하였다”면서 “그러나 이 협약이 페루의 영세한 광산업계의 수은 사용을 최소화하고 종국엔 추방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태평양 섬나라인 키리바시의 알렉산더 테아브로 환경장관은 “태평양 섬나라들은 수은 오염에 책임이 없지만 각국 석탄화력발전소 등에서 배출된 수은이 해양에 축적,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며 유엔에 대책을 호소했다.

한편, 케냐 나이로비에서는 이번 주 제3차 유엔환경총회가 열리고 있다. UNEP과 IPEN 등은 이 회의 참석자들의 모발을 채취해 납 성분을 검사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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