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소녀상 앞에서 ‘이면합의’ 규탄…“할머니들 억울하다”

미국 소녀상 앞에서 ‘이면합의’ 규탄…“할머니들 억울하다”

입력 2017-12-31 09:10
수정 2017-12-31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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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의 이후 별세한 위안부 할머니 추모제…“미 교사들에게도 역사 알릴 것”

3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 북쪽 소도시 글렌데일 시립공원.

지난 2013년 일본의 집요한 방해를 뚫고 평화의 소녀상이 미국 내에서 처음 세워진 곳이다.

미국 내에는 현재 글렌데일 시립공원, 미시간주 사우스필드 한인문화회관, 조지아주 브룩헤이븐 공원, 맨해튼 뉴욕한인회관 등 모두 4곳에 평화의 소녀상이 설치돼 있다.

글렌데일 소녀상은 가장 먼저 설치되면서 일본 극우단체들이 최근까지도 소송을 제기하는 등 끈질기게 철거를 요구해왔다. 다행히 미 연방지방법원과 대법원의 소송에서는 일본 측이 패소해 소녀상을 지킬 수 있었다.

그동안 미주에서 평화의 소녀상, 위안부 기림비 건립 활동을 해온 단체인 가주한미포럼이 이날 지난 2015년 위안부 이면합의 이후 별세한 할머니들을 추모하는 행사를 열었다.

최근 별세한 송신도 할머니를 비롯해 이기정, 김군자, 이순덕 할머니 등 13명의 위안부 할머니들 영정을 소녀상 앞에 놓고 추모제를 올렸다.

참가자들은 한결같이 2015년 위안부 한일 합의 과정의 부당성을 규탄했다.

미주 여러 지역에서 참석한 한인과 현지 미국인들은 할머니들 영정 앞에 헌화한 뒤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반영할 수 있도록 온전한 위안부 재협상을 촉구했다.

최재영 목사는 “양국 외무장관이 합의문에 도장을 찍었다고 해서 그게 정당한 것이냐. 그러면 경술국치도 정당한 것이냐”라면서 “돌아가신 할머니들이 억울해서 눈을 감지도 못할 그런 합의를 어떻게 정당화할 수 있느냐”라고 목청을 높였다.

가주한미포럼의 김현정 사무국장은 “2년 전 합의가 얼마나 잘못된 것인지 알리기 위해 행사를 마련했다”면서 “할머니들의 목소리는 전혀 반영되지 않았고 일본의 배상책임, 사죄인정 등 그동안 요구해온 7가지 사항도 하나도 받아들여지지 않은 엉터리 합의”라고 말했다.

가주한미포럼은 앞서 외교부 태스크포스의 위안부 합의 조사결과 발표 직후 “한일 간 졸속합의는 한국에 생존한 피해자들과 전 세계 각국 피해자, 그 지원단체를 속인 엉터리 합의였다”면서 “쌍방과실의 교통사고처럼 책임인정, 법적 배상, 공식사죄 등이 한국 정부의 침묵이나 소녀상 철거와 맞교환되는 거래의 수단이 돼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2015년 합의 이후 미국 내에서는 조지아주 브룩헤이븐 소녀상과 샌프란시스코 위안부 기림비 제막식 등이 있었지만, 일본 측의 방해 공작에 대해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브룩헤이븐 소녀상 제막을 앞두고는 일본 측이 조지아에 입주한 일본 기업들을 동원해 주 의회 등에 조직적인 로비를 벌였고 애틀랜타 주재 일본 총영사가 지역 언론 인터뷰에서 “위안부는 매춘부였다”는 망언을 하기도 했다.

김현정 국장은 “일본의 압박을 뚫고 재협상을 관철하기 위해 미국 내에서 의미있는 행사를 계속 추진할 계획”이라며 “미국 내 다른 도시와 미주 다른 지역에서도 소녀상과 기림비 건립 작업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국장은 이어 “캘리포니아 주의 10학년 사회 교과 지침에 2차 대전 항목과 관련해 위안부 부분이 기술돼 있다”면서 “각 학교, 교육구와 교사들에게 위안부 역사를 알리기 위한 노력을 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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