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자 83명’ 악명 높은 택시 성폭행범 이달 가석방 왜?

‘피해자 83명’ 악명 높은 택시 성폭행범 이달 가석방 왜?

강주리 기자
강주리 기자
입력 2018-01-08 00:13
수정 2018-01-08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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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택시를 탄 수십명의 여성에게 약을 먹인 뒤 성폭행한 악명 높은 성폭행범이 수감 10년 만에 영국 런던에서 가석방을 승인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 여성들은 겁에 질렸고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7일(현지시간) 가석방 제도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했다.
악명 높은 택시 성폭행범 가석방…뒤집어진 영국
악명 높은 택시 성폭행범 가석방…뒤집어진 영국 서울신문DB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합니다.
발단은 성폭행범 존 올보이(60)가 최근 가석방을 승인받아 이달 말 출소를 앞두고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다.

런던 택시기사였던 그는 홀로 탄 여성 승객들에게 ‘카지노에서 큰돈을 벌었으니 같이 축하하자’는 등의 이유를 대면서 약물을 탄 샴페인을 건넨 뒤 이를 마신 여성들이 정신을 잃으면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공소장에서는 19명에게 약물을 먹인 혐의가, 이외 12명에게는 성폭행한 혐의가 각각 적용됐다. 수사 당시 모두 83명의 여성이 피해자라고 나섰지만, 공소장에 포함된 피해자는 이들 31명에 국한됐다.

2009년 재판부는 올보이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하면서 그가 여성에 더는 위험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가석방위원회가 확신하기 전까지는 풀려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가석방위는 최근 구속 기간을 포함해 10년 정도 수감생활을 한 올보이에게 가석방을 허용했다. 교수인 닉 하드윅 가석방위원장은 “재범 우려가 없다는 점을 위원회가 확신했다”‘며 가석방 결정을 옹호했다.
악명 높은 택시 성폭행범 가석방…뒤집어진 영국
악명 높은 택시 성폭행범 가석방…뒤집어진 영국 서울신문DB
검찰 기소에서 제외된 피해 여성 11명의 의뢰로 올보이를 상대로 한 민사소송을 돕는 변호인 킴 해리슨은 “피해 여성들이 석방 소식에 겁에 질려 있다”고 전했다.

해리슨은 “피해 여성들이 배신감과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며 “그가 왜 이렇게 일찍 석방되는지에 대한 답을 원하고 있고, 그가 더는 자신들에게 위험이 되지 않으리라는 보장을 원한다”고 전했다.

해리슨의 의뢰인들은 수사관들에게 진술할 당시 그가 “아주 오랫동안” 풀려나지 않을 것이라는 분명한 인상을 받았다고 이 변호인은 전했다.

해리슨의 의뢰인 11명 가운데 3명은 검찰에 완전한 진술을 했고 나머지 8명은 이미 증거를 충분히 확보했기에 자신의 피해에 대한 추가 조사는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을 수사관들에게서 들었다고 해리슨은 전했다.

이에 따라 이들 피해 여성은 올보이를 상대로 민사소송을 진행하고 있는데 올보이는 이들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다고 해리슨은 전했다.

당시 수사관은 올보이가 약물을 먹게 한 뒤 범죄를 저질러 피해 여성들이 당시 일어난 일을 정확히 기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했다.

하드윅 가성방위원장은 일부 피해 여성들에게 그의 가석방 허용 사실이 통보되지 않은 점은 사과했다.

비난이 거세지자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가석방제도에 대한 재검토를 지시하고 가석방 결정의 투명성 강화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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