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디브 비상사태 선포, 대법원장·전직 대통령 체포…극도 혼란

몰디브 비상사태 선포, 대법원장·전직 대통령 체포…극도 혼란

김태이 기자
입력 2018-02-06 15:27
수정 2018-02-06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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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장없이 압수·수색·체포·구금 가능,집회 제한…관광객 피해 우려

인기 신혼여행지로 유명한 인도양 섬나라 몰디브가 대통령의 비상사태 선포 이후 대법원장과 전직 대통령 등이 잇따라 체포되는 가하면 시위가 격렬해지는 등 극심한 정국 혼란으로 치닫고 있다.

6일 영국 BBC방송, 가디언,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압둘라 야민 몰디브 대통령은 보름동안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 조치로 법원의 영장 없이 압수, 수색, 체포, 구금이 가능해지는 등 경찰권이 강화됐다. 또 집회의 자유가 제한됐으며 공항에서의 짐 검색도 강화됐다. 비상조치 선포 후 경찰은 대법원으로 출동해 압둘라 사이드 대법원장과 알리 하미드 대법관을 체포했다. 이들이 무슨 혐의로 체포됐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경찰은 또 1978∼2008년 30년 동안 몰디브를 통치한 마우문 압둘 가윰(80) 전 대통령을 수뢰와 국가전복 음모 등 혐의로 체포했다.

가윰 대통령은 야민 현 대통령과 이복형제 사이지만, 최근 현 정권을 비판하며 야민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야당의 입장을 지지해왔다.

가윰 대통령은 체포 직전 트위터에 지지자들에게 보내는 영상 메시지를 올리고 “잘못한 일도 없는데 체포된다. 우리는 개혁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당신들이 결심을 변함없이 지키길 부탁한다”고 독려했다.

몰디브 대법원은 2015년 징역 13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이듬해 영국으로 망명한 모하메드 나시드 전 대통령과 현재 수감중인 다른 야당인사 8명에 대한 재판이 부적절한 정치적 영향을 받았다면서 지난 1일 이들의 석방과 재심을 명령했다.

대법원은 또 집권당인 몰디브진보당에서 탈당해 야당으로 옮겼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상실한 의원 12명의 의원직 복직도 명령했다.

이에 대해 야민 대통령 측이 대법원 결정 이행을 거부하면서 갈등이 고조되기 시작했다.

아지마 샤쿠르 법무장관은 5일 수감자 석방에는 여러 문제점이 있다며 대법원이 집행을 강제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부는 의원들의 복직 명령도 이행하지 않았으며 오히려 이들 의원 가운데 2명을 새로 체포했다. 대법원의 복직 명령이 이행되면 여당은 의회 다수당 지위를 제1야당인 몰디브미주당(MDP)에 내주게 된다.

수도 말레에서는 대법원 결정이행을 촉구하는 야당 지지자들의 시위가 연일 개최됐다.

2015년 나시드 전 대통령 체포가 적법절차에 어긋난다며 비판해온 미국은 이번 사태와 관련해 몰디브 정부에 대법원 판결을 준수하라고 촉구했다.

미국 국가안보회의(NSC)는 트위터에 “세계가 보고 있다”며 “몰디브 정부와 군부는 법치주의와 표현의 자유, 민주적 제도를 준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보리스 존슨 영국 외교장관은 “몰디브의 민주적 기구가 입은 피해와 의회 절차의 남용을 깊이 우려한다”면서 야민 대통령에게 비상사태를 중단하라고 요청했다.

이번 사태로 관광업에 의존하는 몰디브의 경제는 타격이 예상된다.

이미 미 국부무는 지난달부터 몰디브를 여행하는 국민에게 주의하라고 경고했다.

영국 정부도 지난 2일 수도 말레 방문객들에게 “시위나 집회를 피하라”는 경보를 내렸다.

중국은 현 상황이 안정될 때까지 몰디브 전역을 피할 것을 권고했으며 인도도 외교부 성명을 내고 필수적이지 않은 몰디브 여행을 자제하라고 권고했다.

몰디브를 함께 관할하는 한국대사관은 홈페이지를 통해 이번 비상사태 선포 사실을 알리며 “교민과 여행객은 수도 말레 섬으로의 이동을 자제하고, 불가피하게 이동할 때에는 집회· 시위 장소나 주민 밀집장소에는 절대 출입을 삼가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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