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총회 연설, 北에 대해 작년과는 180도 달라져…“완전파괴”→“평화추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우리는 많은 나라의 지지 속에 전쟁의 망령을 대담하고 새로운 평화의 추구로 대체하기 위해 북한과 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유엔총회 일반토론 연설하는 트럼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일반토론에서 연설하고 있다. 2018.09.26.
AP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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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유엔총회 연설을 통해 6·12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비롯해 1년 전과는 확연히 달라진 북미 관계를 언급하며이같이 말했다.
북핵 위기가 최고조에 달한 1년 전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며 전쟁 위협을 불사했던 것과는 180도 달라진 태도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과의 뉴욕 정상회담에서 머지않은 미래에 2차 북미정상회담을 개최할 계획을 밝힌 지 하루 만에 세계 최대 외교무대인 유엔에서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어서 크게 주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연설에서 김 위원장과의 첫 정상회담에 대해 “우리는 매우 생산적인 대화와 희망을 품었으며 한반도의 비핵화를 추구하는 것이 양국의 이익이라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이후 우리는 불과 얼마 전만 해도 거의 상상할 수 없었던 몇 가지 고무적인 조치들을 봤다”며 “미사일과 로켓은 더는 모든 방향으로 비행하지 않고 핵실험이 중단됐다”고 말했다.
또 “일부 군사시설은 이미 해체되고 있다. 우리 억류자들이 풀려났고 약속대로 (한국전에서) 전사한 영웅들의 유해가 미국 땅에서 잠들기 위해 집으로 돌아오고 있다”며 “비록 아직 할 일은 많이 남아 있지만 김 위원장의 용기와 그가 취한 조치에 감사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울러 “우리가 이 순간,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큰 순간에 도달하도록 도와준 많은 국가에 감사드린다”면서 문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 주석,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를 거명하며 “특별히 감사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대북)제재는 비핵화가 일어날 때까지 계속 시행될 것”이라며 북한 비핵화를 위해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겠다는 전략을 고수했다.
연설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유엔본부에서 기자들과 만나서도 “우리는 언론에서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큰 진전을 이루고 있다”며 “김정은 위원장과 북한, 세계를 위해 좋은 일을 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그는 또 북한의 핵·미사일 시험 중단, 장기 억류 미국인 석방, 6·25전쟁 미군 전사자 유해 송환 등을 언급한 뒤 “가까운 미래에 더 많은 것이 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여러분이 아는 이상으로 북한과 훨씬 잘 지낸다”며 “김 위원장과 많은 개인적인 서신 왕래가 있다”고 설명했다.
약 30분에 걸친 기조연설의 첫머리에 ‘북한’을 할애한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핵심 어젠다인 미국우선주의를 부각하는데도 많은 시간을 쏟아부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정부가 증명했듯이 미국은 항상 우리의 국익을 위해 행동한다”며 “우리는 세계주의 이념을 거부하고 애국주의 원칙을 받아들인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책임 있는 국가들은 통치뿐 아니라 강압과 지배의 새로운 형태로부터의 주권 위협을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책임과 주권, 애국은 미국우선주의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그는 지난해 연설에서도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국제협력과 다자주의를 옹호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서구 지도자들과 정반대 입장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우선주의와 동전의 이면이나 다름없는 ‘무역협정 개정’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의 첫 결실로 전날 공식 서명한 한미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정을 본보기로 내세웠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하고 호혜적인 시장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나라들이 있다며 중국 등을 겨냥해 불공정 무역 문제를 제기한 뒤 “어제 문 대통령과 새로운 무역협정의 성공적 완료를 발표했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지난해 북한과 함께 ‘불량국가’로 지목됐던 이란은 올해도 어김없이 트럼프 대통령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6·12 정상회담 이후 해빙무드로 변한 북미관계와 달리 미·이란 관계는 지난 5월 미국의 이란핵합의 탈퇴 이후 갈등이 골이 더욱 깊게 팼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 지도자들은 혼란과 죽음, 파괴의 씨를 뿌렸다”며 “이란이 침략적 행위를 계속하는 한 모든 국가가 이란 정권을 고립시키길 요청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내달 5일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 복원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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