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생리포트]아마존의 갑질에 멍드는 판매업자들

[생생리포트]아마존의 갑질에 멍드는 판매업자들

한준규 기자
입력 2018-10-26 13:42
수정 2018-10-26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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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웹사이트 캡쳐.
아마존 웹사이트 캡쳐.
“우리 실수는 모든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았다는 것입니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공룡 기업인 ‘아마존’. 시가총액 1조 달러(약 1138조원)를 넘나드는 아마존이 매년 갱신하는 최고의 순익은 상거래 플랫폼에서 먹고사는 소규모 판매상들에 대한 ‘갑질’ 때문이라고 CNN이 지적했다. 결국, 경쟁자 없는 공룡기업의 횡포에 ‘을’인 판매업자의 가슴만 멍들고 있는 것이다. 아마존의 갑질은 일본의 판매자에 대한 협력금 논란과 홀푸드마켓의 판매자들에게 추가 수수료 요구에 이어 아마존 플랫폼에서 무자비한 퇴출로 이어지고 있다.

아마존 플랫폼에서 유아용품을 파는 나이다 카즈미는 퇴출 두 달만인 지난 24일부터 아마존에서 다시 물건을 팔게 됐다. 카즈미의 황당한 아마존 퇴출 사연은 이렇다.

카즈미는 한 벌당 11.99달러 유아 옷의 이윤이 절반에 달할 정도로 짭짭한 수익을 올렸다. 1년 여만에 월 매출액이 2000달러에 이르는 등 가파른 매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던 지난 8월 말, 아마존의 판매사업자 지원부가 이메일로 카즈미의 아마존 판매 계정 중지를 통보했다.

마른 하늘에 날벼락이었다. 그날부터 카즈미의 온라인상점은 업체 검색 순위에서 이름이 사라졌을 뿐 아니라 1년여간 쌓았던 판매 신용도도 모두 날아가버렸다. 차고에는 600여벌의 재고가 쌓였고, 2개월 동안 아마존과 공방을 벌이는 동안 판매 정지 등으로 엄청난 손해를 봤다. 카즈미는 다행히 아마존과 시시비비를 가린 끝에 계정을 다시 살릴 수 있었다.

이처럼 아마존 플랫폼에는 카즈미와 같은 개인 판매자들이 ‘수백만’에 달한다. 이들은 모두 아마존이 정한 규칙과 법규, 판단에 움직인다. 한마디로 아마존이 곧 법이요 진리인 셈이다.

또 다른 아마존의 판매자인 드레곤 글라스의 매트 롤렌 대표는 “아마존은 자체 컴퓨터 알고리즘을 통한 분석과 평가로 해당 상품의 아마존 판매·퇴출 여부를 결정한다”면서 “무엇이 잘못됐는지도 모른채 퇴출 당하는 판매자들이 많다”고 말했다. 수백만 달러의 거래실적을 가진 판매자도 어딘가 아마존의 룰에 맞지 않는다면 하루 아침에 퇴출되는 구조란 것이 CNN의 판단이다. 결국 아마존은 상품을 팔게해 준 댓가로 판매가의 6~45%를 앉아서 챙기는 것도 모자라 설명없이 생사 여탈권을 흔들고 있는 것이다.

CNN은 “단순히 온라인 플랫폼에 공간을 제공하는 것뿐 아니라 운송과 물품 보관·광고 등 상품 판매의 시스템을 장악한 아마존의 시장 지배력은 갈수록 커질 수 밖에 없다”면서 “그에 따른 소규모 판매자들에 대한 아마존의 횡포는 더욱 늘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지금이라도 정부당국은 유통 공룡의 횡포로부터 판매자들을 보호할 수 있는 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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