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민소매, 英 노타이 허용… 캐나다선 후드티까지 등장

美 민소매, 英 노타이 허용… 캐나다선 후드티까지 등장

안석 기자
안석 기자
입력 2020-08-06 20:44
수정 2020-08-07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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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정치인 사례는

남성중심적 비판에 유럽 등 변화 이어져
라가르드 패션감각, 실력 맞물려 호평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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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패션의 외국 정치인들
화려한 패션의 외국 정치인들 후드티와 청바지 등 캐주얼한 복장으로 캐나다 퀘벡주의회를 출입해 논란을 일으켰던 캐서린 도리온 의원이 의사당에서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캐서린 도리온 페이스북
여성 정치인을 둘러싼 ‘복장 논란’은 해외에서도 종종 목격된다. 지난해 11월 후드티를 입고 주의회에 나온 캐나다 정치인 캐서린 도리온은 짧은 치마를 입고 의회 단상에 올라 사진을 찍어 논란이 됐다. 색상이 밝은 옷을 입거나 구두 굽이 조금만 높아도 나오는 ‘복장 지적’은 다분히 남성중심적이고 성차별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민주주의 역사가 오래된 유럽 국가들에서는 엄격한 ‘드레스 코드’를 완화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012년 프랑스 의회에서는 꽃무늬 드레스를 입고 나온 세실 뒤플로 주택장관을 향해 남성 의원들이 휘파람을 부는 사건이 발생했다. 의회 공간에서마저 성희롱을 자행한 남성 의원들의 구태에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2017년 미 정가에서는 민소매 복장이 문제가 됐다. 의사당에서는 민소매 옷차림을 하지 못한다는 것이 불문율이었지만, 이런 옷차림의 기자가 의사당 출입을 금지당하자 여성 의원들을 중심으로 “이제는 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여성 의원들은 “지금이 2017년이지 1817년이냐”며 민소매 옷차림을 하고 워싱턴DC 의사당 앞에서 단체행동에 나섰고, 결국 폴 라이언 하원의장은 의사당 내 민소매 옷차림을 허용했다.

대부분 국가에서 정치인 복장에 대한 구체적 규정을 정해 놓지는 않았지만, 변화한 시대상이나 상황에 맞게 관행을 바꾸려는 시도는 나오고 있다. 의회주의 역사가 가장 오래된 영국은 남성 의원의 재킷·넥타이 착용이 암묵적인 ‘드레스 코드’였지만, 2018년 존 버커우 하원의장이 ‘의회 내 노타이’가 규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유권해석을 내린 뒤 적잖은 의원들이 넥타이를 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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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패션의 외국 정치인들
화려한 패션의 외국 정치인들 2017년 ‘영연방의 날’ 공식 행사에 참석하고 있는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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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패션의 외국 정치인들
화려한 패션의 외국 정치인들 우아한 은발과 화려한 패션감각으로 유명한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 총재.
AFP 연합뉴스
오히려 화려한 옷차림은 정치인의 실력·위상과 맞물려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구두 수집이 취미인 테리사 메이 전 영국 총리는 젊은이들도 소화하기 어려운 화려한 구두를 착용한 모습이 언론에 자주 노출됐고, ‘세계의 경제 대통령’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의 남다른 패션감각은 세계 경제를 좌우하는 그의 위상을 더욱 돋보이게 한다는 평가를 받는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2020-08-07 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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