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하게 살 ‘책임’ 탈레반 위치 알려주는 여성들

안전하게 살 ‘책임’ 탈레반 위치 알려주는 여성들

김유민 기자
김유민 기자
입력 2021-08-25 16:50
수정 2021-08-25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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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람슈타인 미군기지로 피신한 아프간 어린이들
독일 람슈타인 미군기지로 피신한 아프간 어린이들 이슬람 무장조직 탈레반에 장악된 아프가니스탄을 미국 수송기를 타고 최근 탈출한 아프간 어린이들이 24일(현지시간) 독일 람슈타인 미군기지에서 사진기자의 카메라를 바라보고 있다. 2021.8.25
AP 연합뉴스
친구들과 가족들이 아직 아프간에 있다는 여성은 죄책감으로 ‘책임(에테사브)’이라는 앱을 만들었다. 클라우드 소스를 통해 카불에서 일어나는 검문과 폭력 상황을 실시간으로 반영하고 이용자로 하여금 이를 피할 수 있게 했다.

26살의 최고경영자(CEO)인 사라 와헤디(Sara Wahedi) 과거 2년간 아프간 정부에서 일했고, 고국을 떠나 뉴욕 컬럼비아 대학에 진학했다. 에테사브의 직원 대다수도 여성이다. 탈레반의 보복을 우려해 재택근무를 하고, 홈페이지와 SNS에 있던 이미지를 모두 삭제했다.

SNS와 시민 제보로 운영되는 이 앱은 현재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모두 사용 가능하다. 와헤디는 뉴욕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알림에서 탈레반을 직접 언급하지 않는다. 만약 탈레반이 도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민을 위협하고 있을 경우, 특정 지역에 검문소가 있어 교통체증이 발생했다고 경고하는 식으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 

지난 3월 만들어진 앱은 탈레반이 카불을 점령하면서 사용량이 급증했다. 와헤디는 “만약 탈레반이 휴대폰을 확인하게 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다. 이용자를 위험에 처하지 않게 만드는 방법을 찾고 있다”라며 “앱이 멈추지 않기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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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간 수도 카불에 야간통금령 내린 탈레반
아프간 수도 카불에 야간통금령 내린 탈레반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19일(현지시간) 탈레반 기를 꽂은 차를 타고 수도 카불 시내를 순찰하고 있다. 탈레반은 카불에 밤 9시 이후에는 긴급상황을 제외하고 외출을 금하는 야간통행금지령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이 이날 보도했다. 카불 AP 연합뉴스
여성 고문하고 살해하는 탈레반탈레반은 과거 집권기 이슬람 율법 샤리아를 앞세워 여성의 온몸과 얼굴을 가리게 하고 교육과 취업 기회를 박탈했다. 탈레반이 떠난 20년 간 아프가니스탄 여성 인권은 크게 신장했지만 지난 15일 탈레반이 다시 수도 카불을 장악한 후 여성 인권이 20년 전으로 회귀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직 아프가니스탄 판사 나즐라 아유비에 따르면 지난 몇 주 사이 아프가니스탄의 수 많은 젊은 여성들은 성노예로 전락해 이웃 나라로 보내졌고, 어린 소녀들은 탈레반 전사들과 강제 결혼을 강요받고 있다.

탈레반은 전사들에게 요리를 해주도록 여성들을 강제 동원하고 있으며, 요리를 잘못했다는 이유로 여성 몸에 불을 지르기도 했다. 탈레반 통제 속에서 여성은 여성이라는 이유로 혼자 집 밖에 나갈 수 없다. 학교에선 여학생과 여선생님들의 출입을 금지시켰고 여성들의 병원 치료가 제한되기도 했다.
탈레반 위치 알려주는 안전앱
탈레반 위치 알려주는 안전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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