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에도 살아남았는데…‘홀로코스트’ 생존자, 마리우폴 지하실서 사망

나치에도 살아남았는데…‘홀로코스트’ 생존자, 마리우폴 지하실서 사망

김민지 기자
김민지 기자
입력 2022-04-21 11:21
수정 2022-04-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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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숨진 반다 세미요노브다 오비에드코바의 생전 모습.’유대인뉴스’ 캡처
지난 4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항구도시 마리우폴에서 숨진 반다 세미요노브다 오비에드코바의 생전 모습.’유대인뉴스’ 캡처
제2차 세계대전 중 나치 독일이 자행한 유대인 대학살인 ‘홀로코스트’에서 살아남은 91세 여성이 우크라이나의 항구도시 마리우폴의 한 지하실에서 숨졌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아우슈비츠 기념사업회는 반다 세미요노브다 오비에드코바(91)의 사망 사실을 발표했다.

반다 오비에드코는 나치가 마리우폴을 점령하고 수천 명의 유대인을 학살했을 때 10살의 나이였다. 당시 그는 아무 지하실에 숨어들어 겨우 살아남았다.

하지만 그는 80여년 전 나치를 피해 마리우폴 지하실에 숨었던 것처럼 러시아군을 피해 지하실에서 숨어 지내다가 이달 4일 사망했다.

마리우폴은 전쟁 초기부터 러시아군의 집중 공격을 받아 폐허 상태가 됐다. 남은 사람들은 식량과 식수도 없이 러시아군의 포위를 견디고 있다.

오비에드코바씨와 함께 숨어 지내던 딸은 유대인 단체 ‘차바드’ 웹사이트를 통해 “물, 전기, 난방이 없었고 견디기 힘들 정도로 추웠다”며 “어머니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없었다. 우리는 동물처럼 살고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폭탄이 떨어질 때마다 건물 전체가 흔들렸고 어머니는 2차대전 때는 그런 기억이 없다고 계속 말했다”고 전했다.

오코에드코바는 지난 4일에 이 지하실에서 끝내 숨을 거뒀다. 가족들은 마리우폴 한 공원에 어머니를 묻었다.

한편 우크라이나 홀로코스트 생존자 사망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엔 96세 보리스 로만첸코씨가 동부 하르키우(하리코프)에서 러시아군의 아파트 포격으로 숨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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