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시내 ‘하우스 오브 유니언’ 장례 거행
크렘린 대변인 “국가장 등 결정된 게 아직 없다”
고르바초프 “푸틴 중요한 건 권력유지 뿐” 일침
소련 붕괴를 이끈 최후의 소련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치러진다.러시아 모스크바 ‘하우스 오브 유니언’
블라디미르 폴리야코프 고르바초프 재단 홍보담당자는 “일반에 장례식이 공개될 예정이며,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노보데비치 공동묘지에 묻힌 부인 라이사 여사 곁에 안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장 여부는 불확실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국가장 거행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장례식 참석 여부와 관련해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정부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를 지원할 예정이지만 국가장으로 간주될 지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2007년 4월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타계 당시 ‘국가 애도의 날’을 선포하고 국가장으로 치른 것과 확연히 비교된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세계사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 정치인이었다”는 짧은 애도 성명만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고르바초프의 죽음으로 그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먼 후임자인 푸틴 대통령의 신냉전 행보와 대비되는 상황 자체를 크렘린이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외신 분석도 나온다. 고르바초프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자제하는 대신 크렘린이 그를 ‘잊힌 인물’로 취급한다는 말도 나온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04년 독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로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생전 푸틴 대통령과 관련한 발언에 극도로 신중했지만 외부에 알려진 경고성 발언이 존재한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그는 2011년 미국 방문 당시 푸틴 대통령에 대해 “20년 이상 집권하려는 지도자와 주변 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권력 유지 뿐이다. 그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일침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