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후의 소련 지도자 고르비 3일 장례식 거행...크렘린 국가장 침묵

최후의 소련 지도자 고르비 3일 장례식 거행...크렘린 국가장 침묵

안동환 기자
안동환 기자
입력 2022-09-01 16:27
수정 2022-09-01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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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시내 ‘하우스 오브 유니언’ 장례 거행
크렘린 대변인 “국가장 등 결정된 게 아직 없다”
고르바초프 “푸틴 중요한 건 권력유지 뿐” 일침

소련 붕괴를 이끈 최후의 소련 지도자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이 3일(현지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치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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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모스크바 ‘하우스 오브 유니언’
러시아 모스크바 ‘하우스 오브 유니언’
31일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등을 종합하면 장례식은 모스크바 시내 중심부 건물인 ‘하우스 오브 유니언’의 필라홀에서 거행된다. 필라홀은 소련을 건국한 블라디미르 레닌부터 이오시프 스탈린, 레오니트 브레즈네프 등 ‘국가장’으로 치러진 역대 소련 서기장들의 시신이 마지막으로 대중에 공개된 곳이다.

블라디미르 폴리야코프 고르바초프 재단 홍보담당자는 “일반에 장례식이 공개될 예정이며,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노보데비치 공동묘지에 묻힌 부인 라이사 여사 곁에 안장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가장 여부는 불확실하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국가장 거행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장례식 참석 여부와 관련해 “아무 것도 결정된 게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통신은 “정부가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의 장례를 지원할 예정이지만 국가장으로 간주될 지는 미정”이라고 전했다.

이는 푸틴 대통령이 2007년 4월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의 타계 당시 ‘국가 애도의 날’을 선포하고 국가장으로 치른 것과 확연히 비교된다.

푸틴 대통령은 전날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세계사에 거대한 영향을 미친 정치인이었다”는 짧은 애도 성명만 발표했다. 이와 관련해, 고르바초프의 죽음으로 그의 페레스트로이카(개혁), 글라스노스트(개방) 정책이 다시 주목받고, 먼 후임자인 푸틴 대통령의 신냉전 행보와 대비되는 상황 자체를 크렘린이 달가워하지 않는다는 외신 분석도 나온다. 고르바초프에 대한 직접적인 비판은 자제하는 대신 크렘린이 그를 ‘잊힌 인물’로 취급한다는 말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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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04년 독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로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04년 독일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서로 대화하고 있다. AP연합뉴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0년여의 통치 기간 내내 고르바초프의 냉전 종식과 핵군축 등의 유산을 부정하고 옛 소련 제국 시절로 되돌리려는 지도자로 평가된다. 그 스스로도 소련 해체를 “20세기 최대의 지정학적 재앙”으로 칭하며, 올 2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철의 장막’을 다시 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고르바초프 전 대통령은 생전 푸틴 대통령과 관련한 발언에 극도로 신중했지만 외부에 알려진 경고성 발언이 존재한다고 가디언이 전했다. 그는 2011년 미국 방문 당시 푸틴 대통령에 대해 “20년 이상 집권하려는 지도자와 주변 사람들에게 중요한 건 권력 유지 뿐이다. 그런 일이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일침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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