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1톤 옮기다 사망한 맥도날드 23세 알바생…“방한복 없이 초저온 노출”

감자 1톤 옮기다 사망한 맥도날드 23세 알바생…“방한복 없이 초저온 노출”

이보희 기자
입력 2023-01-12 10:05
수정 2023-01-12 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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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법원, 맥도날드에 “유족에 2억원 배상” 판결

맥도날드 매장. 연합뉴스
맥도날드 매장. 연합뉴스
감자 1t을 옮기다 사망한 맥도날드 직원의 유족이 회사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에서 일부 승소했다.

11일 자유시보 등 대만 언론에 따르면 대만 법원이 맥도날드에서 감자 운반 작업 도중 사망한 아르바이트생 가족에게 472만 대만달러(약 2억원)를 배상하라는 판결을 내렸다.

대만 남부 가오슝 지방법원은 관할지역의 맥도날드 모 지점에서 40분 동안 1.1t에 달하는 감자튀김 등을 옮긴 후 뇌출혈로 사망한 A씨(23) 유족이 맥도날드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A씨는 2021년 5월 29일 오전 10시쯤 관리자의 지시에 따라 냉동 감자튀김 60상자(약 980㎏)와 해시브라운 14상자(약 134㎏) 등 1114㎏을 5층 냉동고로 옮기다가 정신을 잃었다.

동료가 A씨를 발견해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옮겼지만, 그는 5개월 만에 숨졌다.

A씨 부모는 노동부 직업상해질병방지센터의 협조를 얻어 가오슝 의대 감정을 통해 A씨가 방한복 없이 29분 14초 동안 초저온에 48차례 노출돼 뇌출혈과 패혈성 쇼크로 사망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지만 맥도날드 측은 A씨가 산업재해가 아닌 자발성 뇌출혈로 인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노동기준법에 따라 사망보상금과 장례비용으로 총 48만 대만달러(약 1900만원)를 유족에게 지급했다.

A씨 부모는 사고 발생 당시 구급차가 아닌 택시를 부르는 등 맥도날드 측의 관리에 문제를 제기하면서 1050만 대만달러(약 4억 3000만원)의 배상금을 청구했다.

재판부는 “사망한 A씨가 맥도날드 주방에서 휴일에 근무하는 알바생으로 6시간 근무에 월 급여가 1만 967대만달러(약 44만 9000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맥도날드 사측이 직원의 냉동고 업무 시 방한복 착용을 감독하지 않은 점을 들어 690만 대만달러를 배상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다만 “A씨도 방한복 착용 의무를 준수하지 않았으므로 맥도날드의 손해 배상액을 70%로 제한해 483만 대만달러를 배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밝혔다. 이어 “유족이 이미 수령한 11만 대만달러를 제외한 472만 대만달러를 배상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맥도날드 측은 “이러한 일이 발생한 것에 대해 매우 유감”이라면서도 이번 판결에 대해서는 “검토 중이다. 현재 입장을 밝히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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