젤렌스키 “뺏긴 땅 찾을 힘 부족” 인정…‘이것’ 휴전조건 내걸었다

젤렌스키 “뺏긴 땅 찾을 힘 부족” 인정…‘이것’ 휴전조건 내걸었다

권윤희 기자
권윤희 기자
입력 2024-12-02 14:39
수정 2024-12-02 1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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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1 키이우 로이터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수도 키이우를 방문한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과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12.1 키이우 로이터 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전쟁 조기 종결을 원한다며 한 걸음 물러섰다.

1일(현지시간)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 군이 크림(반도) 등 일부 영토를 탈환할 힘이 부족하다. 이것이 진실”이라며 “외교 해결책을 찾아야만 한다”고 인정했다.

그가 동부 돈바스(도네츠크·루한스크) 등 일부 영토를 빼앗긴 채로 휴전협상 가능성을 시사한 것은 2022년 2월 개전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그간 러시아군 완전 철수, 우크라이나 영토 회복 없이는 평화협상도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온 했던 젤렌스키 대통령이 불리한 전황을 인정하며 태도를 바꾼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다만 러시아의 침공을 억제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면 영토 회복 전이라도 휴전협상에 나설 수 있다고 언급했다.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확약을 통한 ‘나토 안보우산’을 휴전협상 조건으로 내세운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러시아가 새로운 침략을 시도할 수 없을 정도로 우크라이나가 강해질 때 비로소 외교적 수단을 생각할 수 있다”며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승인을 촉구했다.

나토 가입만 확실하게 보장하면, 일부 영토는 전투 종결 후 협상을 통해 되찾을 수 있다는 입장인 것이다.

앞서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영국 스카이뉴스 방송 인터뷰에서도 나토 가입이 승인된다면 러시아가 점령한 영토를 수복하지 못하더라도 휴전 협상에 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가 전쟁을 멈추고 싶다면 우리 통제 아래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나토의 보호 아래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빨리 그렇게 해야 한다. 그러면 우크라이나 점령지는 우크라이나가 외교적 방법으로 되찾을 수 있을 것이다”며 “이는 전쟁의 과열 국면을 막을 수 있는 해결책”이라고 주장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를 찾은 안토니우 코스타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등 EU 새 지도부에도 나토 가입을 재차 요청했다.

푸틴 “우크라 나토 가입 포기가 휴전 협상 조건”
“트럼프팀, 우크라 나토 가입 20년 유예안 거론”
“나토, 젤렌스키 요구에 난색…일부는 절대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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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토니우 코스타(왼쪽에서 세번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카야 칼라스(오른쪽에서 두번째)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마르타 코스(왼쪽에서 두번째) EU 확장담당 집행위원이 임기 첫날인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에서 세번째)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2024.12.1 키이우 AFP 연합뉴스
안토니우 코스타(왼쪽에서 세번째)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카야 칼라스(오른쪽에서 두번째)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마르타 코스(왼쪽에서 두번째) EU 확장담당 집행위원이 임기 첫날인 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키이우를 전격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오른쪽에서 세번째)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나고 있다. 2024.12.1 키이우 AFP 연합뉴스


하지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둘러싼 외교안보 환경은 녹록치 않다.

반면 나토 동진을 러시아에 대한 안보 위협으로 규정하며 우크라이나 침공에 나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포기를 휴전 또는 종전 핵심조건으로 내세우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인과 휴전협상에 대해 논의할 의향이 있다고 밝히면서도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 포기를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최근에는 트럼프 당선인 팀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최소 20년 유예하고 러시아가 점령 중인 영토에 대한 실효 지배를 인정하는 내용이 담긴 휴전안을 거론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나토 회원국 역시 러시아와의 직접 전쟁에 휘말릴 우려가 있다며 젤렌스키 대통령의 가입 요구에 난색을 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미국, 독일, 헝가리, 슬로바키아, 벨기에, 슬로베니아, 스페인 등 최소 7개국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반대하고 있다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이처럼 각 당사자의 입장 차가 분명한 탓에, 앞으로 휴전협상 국면에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는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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