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수사당국, 배우 해크먼 부부 사인 발표
“해크먼, 부인 사망 인지 못한 채 숨진 듯”


할리우드 배우 진 해크먼과 아내 벳시 아라카와의 1993년 6월 당시 모습.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미 수사당국이 유명 배우 진 해크먼 부부의 사망 시점과 원인을 뱕혀냈다.
7일(현지시간) 미 뉴멕시코주 수사당국은 해크먼과 해크먼의 부인이 1주일 간격으로 숨졌으며, 해크먼의 부인이 먼저 사망한 후, 뒤이어 해크먼이 숨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발표했다.
앞서 해크먼과 부인인 벳시 아라카와는 지난달 26일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아라카와의 시신은 욕실 바닥에서 발견됐고, 욕실 옆 부엌 조리대 위에는 처방 약병과 약들이 흩어져 있었다. 두 사람의 시신에는 모두 외상 흔적이 없었으며 유서도 발견되지 않았다.
이후 1000억원대 재산을 보유한 부부의 죽음을 둘러싼 온갖 추측이 번졌다.
하지만 수사당국은 시신 검시 결과 및 이메일 등 활동 기록을 토대로, 부인 아라카와가 지난달 11일 이후 숨진 뒤 일주일가량 지난 18일쯤 해크먼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 부인 아라카와와 해크먼의 사망 원인은 각각 한타바이러스 감염과 심장질환이라고 당국은 설명했다.


미국 뉴멕시코주 샌타페이 카운티의 진 해크먼 자택. 해크먼은 26일(현지시간) 자택에서 아내 벳시 아라카와와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2025.2.27 샌타페이 AP 연합뉴스
뉴멕시코주 법의학실 수석 검시관 헤더 재럴은 “95세였던 진 해크먼의 사인은 고혈압과 죽상경화성 심혈관 질환이며, 알츠하이머병이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라고 말했다.
또 “65세였던 벳시 (아라카와) 해크먼의 사인은 한타바이러스, 폐 증후군”이라고 밝혔다.
한타바이러스는 쥐의 배설물을 통해 옮겨지는 바이러스로, 사람이 감염되면 독감과 비슷한 발열, 근육통, 기침, 구토, 호흡 곤란을 일으키며 심하면 심부전이나 폐부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결국 부인 아라카와가 한타바이러스에 감염돼 관련 증상을 앓다 숨졌고, 해크먼은 이 사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다가 일주일가량 지난 뒤 심장질환으로 사망했다는 것이 수사당국의 결론이다.
지역 보안관 애던 멘도사는 해크먼이 집안에 부인의 시신을 그대로 둔 채 있었던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럴 것으로 추정한다”라고 답했다.
재럴 검시관 역시 해크먼이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었기 때문에 부인이 사망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크다”라고 설명했다.
알츠하이머병은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알려져 있다.
배우 해크먼, 치매앓다 심장병에 숨져
부인 아라카와는 한타바이러스 감염


미국의 전설적인 배우 짐 해크먼이 그의 부인 베스티 아라카와와 2003년 1월 19일 미 캘리포니아 베버리힐즈에서 열린 60번째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 참석해 웃고 있다. 베버리힐즈 AP 연합뉴스
해크먼과 아라카와는 지난달 26일 뉴멕시코주 샌타페이의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수사 초기에는 사망 원인으로 일산화탄소 중독 가능성이 의심됐다가 독성 검사 결과가 음성으로 나오면서 일산화탄소 중독은 아닌 것으로 판명됐다.
해크먼은 1960년대부터 2000년대 초까지 40여년간 할리우드에서 활동하며 액션, 스릴러, 역사물, 코미디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8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명배우다.
특히 ‘슈퍼맨’ 시리즈를 비롯해 ‘컨버세이션’, ‘퀵 앤 데드’, ‘에너미 오브 스테이트’, ‘로열 테넌바움’ 등으로 인기를 끌었으며, ‘프렌치 커넥션’(1971)으로 오스카 남우주연상을, ‘용서받지 못한 자’(1992)로 오스카 남우조연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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