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 해안 경보 발령됐다 해제…2m 높이 쓰나미 발생5명사망·산사태·도로폐쇄·정전·통신두절…여진 27차례
칠레 북부 해안 인근 태평양에서 1일 오후 8시46분(현지시간)께 규모 8.2의 강진이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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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북부 해안 인근 태평양에서 1일 오후 8시 46분(현지시간) 규모 8.2의 강진이 발생했다. 쓰나미 경보가 내려진 칠레 이키케 도시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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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 북부 해안 인근 태평양에서 1일 오후 8시 46분(현지시간) 규모 8.2의 강진이 발생했다고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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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높은 여진이 27차례 잇따른 가운데 수시간 쓰나미(지진해일) 경보가 이어져 피해가 우려되는 지역 주민들이 집단 대피하고 산사태와 도로 폐쇄, 정전, 통신 두절로 큰 공포를 겪었다.
2m 쓰나미가 일부 일자 과거 천문학적 피해를 유발한 지진 피해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으나 5시간만의 경보 해제와 함께 피해 확산 가능성은 작아졌다.
그러나 지진 영향으로 최소한 5명이 사망하고 여러 명이 중상을 입는 등 인명 피해가 뒤따랐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과 칠레 국립지진센터(CSN)에 따르면 이번 강진의 진앙은 칠레 북부 태평양 연안 항구도시인 이키케 북서쪽 95km 지점으로 육지와 이격 거리가 상대적으로 짧았고, 진원도 해저 20.1km 깊이로 우려할만한 수준이었다.
미국 하와이에 있는 태평양쓰나미경보센터(PTWC)는 이 지진으로 최고 2m 높이에 달하는 쓰나미가 칠레 북부 해역에서 발생했다고 밝혔다.
PTWC는 이에 지진발생 직후 칠레와 페루, 에콰도르 등 중남미 서부 태평양 해안 전체에 쓰나미 경보(warning)와 주의요망(watch) 특보를 발령했다.
칠레 해군은 지진 발생 45분 만에 북부 해안지역에서 높이 2m를 넘는 쓰나미가 북부 해안 지역 일부를 덮쳤다고 확인했다.
다행히 쓰나미에 따른 큰 피해는 보고되지 않았으며, 따라서 PTWC는 지진 발생 이후 5시간 뒤 칠레와 페루 지역의 쓰나미경보를 해제하는 등 중남미 일대에 내렸던 관련 특보를 단계적으로 모두 풀었다.
PTWC는 다만 미국 하와이주에는 현지시간으로 2일 오전 3시24분께 첫 쓰나미가 도착하며, 큰 쓰나미는 아니지만 해수면 변화와 거센 파도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면서 경보 다음 단계 특보인 주의보(advisory)를 내렸다.
칠레 정부는 지진의 직·간접 영향으로 현재까지 5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AP와 AFP통신 등이 전했다.
로드리고 페나일리요 칠레 내무장관은 5명 사망 사실을 확인하면서 “일부는 무너진 벽에 깔려 숨졌고, 일부는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앞서 칠레 내무부 산하 국립재난관리청(Onemi)은 지진 발생 지점 인근 해안선 전체에 대피령을 내리고, 현지 TV방송은 주민들이 대피하는 장면을 내보냈다.
이번 지진으로 기반시설에 심각한 피해는 보고되지 않고 있으나 일부 도로가 지진에 따른 산사태로 가로막혔다고 재난관리청은 밝혔다. 일부 지역에서는 정전이 발생하고 통신도 일부 두절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키케 북부에 있는 도시 아리카에서는 경상자들이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으며 흙벽돌로 지어진 가옥이 일부 무너졌다고 AP는 보도했다. 또 전력 수급자의 90%가 정전을 겪었다.
미첼 바첼레트 칠레 대통령은 칠레 북부 해안지역을 재난지역으로 선포하고 2일 이 지역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dap통신 등이 전했다. 일부 지역엔 휴교령도 내려졌다.
이런 와중에 이키케에서는 여성 교도소에서 300여명의 재소자들이 탈출, 해당 지역 치안 유지를 위해 100여명의 특수부대원 등 병력이 급파됐다.
칠레 위쪽에 있는 페루의 남부 해안지역 이카에서도 주민들이 쓰나미를 피해 대피했다.
페루 당국은 쓰나미 높이도 0.5m가량으로 심각하지 않았으며 정전이 잠깐 발생하는 등 외에 별다른 인적·물적 피해는 없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진앙지에서 450㎞가량 떨어진 볼리비아의 수도 라파스에서도 건물이 흔들리는 등 진동이 감지됐다.
칠레 이키케와 인근 도시 아리카 등 서부 해상에서는 첫 번째 강진 이후 7시간여 동안 규모 5 안팎의 27차례나 일어나는 등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칠레 북부 지역에서는 지난달 중순부터 크고 작은 규모의 지진이 잇따랐다.
지난달 16일에는 규모 6.7의 지진이 두 차례 일어났고, 17일에는 규모 5.7의 지진이 발생했다. 22일에는 규모 5.8과 5.2, 4.4의 지진이 잇따라 일어났다. 23일엔 규모 6.1의 지진이 이어졌다.
’불의 고리’로 불리는 환태평양지진대에 속한 칠레는 세계에서 지진이 가장 자주 발생하는 국가 가운데 하나다.
칠레는 2010년 2월27일 발생한 규모 8.8의 대지진과 쓰나미로 막대한 피해를 봤다. 당시 526명이 사망하고 80만 명의 이재민을 냈으며, 300억 달러의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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