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프트웨어 기업인 마이크로소프트(MS)의 연구 책임자가 인공지능(AI)으로 인해 인류가 멸망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언급, 스티븐 호킹 교수 등 저명한 과학자들의 기존 견해와는 상반된 입장을 취했다.

MS의 연구진 1천여명을 이끄는 에릭 호비츠 팀장은 AI 시스템이 의식을 가질 수 있지만 인류에 대한 위협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고 영국 BBC 방송이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앞서 호킹 교수는 작년 12월 BBC에 인간 능력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자체 개량하는 AI가 인류의 종말을 부를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호비츠 팀장은 “장기적으로 우리가 어떤 (인공)지능들에 대해 통제를 잃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면서 “난 근본적으로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자신의 연구진 4분의 1 이상이 지금 AI에 몰두해 있다면서 “AI 시스템을 주도적으로 구축해 궁극적으로 과학, 교육, 경제학, 일상 등 생활의 전 영역에서 기계 지능을 통해 믿기지 않는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그는 자사의 음성비서 서비스 ‘코타나’를 언급하면서 애플의 ‘시리’, 구글의 ‘구글 나우’ 등 경쟁사 제품과 더불어 AI 영역에서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예측했다.

그는 또 “시스템이 생각하고, 듣고, 수 천 개의 이용자 경험에서 데이터를 추출할 수 있다는 개념이 전면에 부각됐다”면서 “시간이 흐르면 우리가 그것을 다시 종합해서 연관 서비스를 향상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호비츠 팀장의 이 같은 발언은 AI 연구에 ‘탁월한 성과’를 낸 사람에게 주는 AAAI 파이겐바움상을 받는 자리에서 나왔으며 현재 온라인에 게시돼 있다.

인간이 AI와 더불어 살 수 있다는 호비츠 팀장의 긍정적 전망과 달리 다른 과학자들은 더 조심스럽다.

호킹 박사와 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엘론 머스크 등이 속한 연구자 모임인 ‘삶의 미래 연구소’(Future of Life Institute) 회원 150여 명은 지난 12일 공개서한에서 “AI가 끼칠 지 모르는 잠재적 해악을 피하기 위해 경제, 법학, 철학 등 학제간 연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