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후 세 번째 거부권…2010년 이후엔 처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예상대로 키스톤XL 송유관 건설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취임 이후 세 번째이며, 2010년 이후로는 처음이다.
공화당이 주도한 키스톤XL 법안은 캐나다 앨버타 주와 미국 텍사스 주의 멕시코만 사이에 캐나다의 셰일가스를 수송하는 송유관을 건설하는 법안으로, 지난 11일 하원에서 찬성 270표, 반대 152표로 처리됐다. 상원에서는 지난달 29일 통과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거부권 행사 직후 성명을 내고 “미 의회가 키스톤XL 송유관을 건설해야 할지 말지, 또 그것이 국익에 부합하는지 아닌지를 따져보는 오래되고 입증된 절차를 피해가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또 “미 의회의 행동(키스톤XL 법안 강행 처리)은 행정부의 절차와 배치되는 것은 물론 안보와 안전, 환경문제를 포함해 국가의 이익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이슈에 대한 철저한 검토기간을 단축하는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으로서 내가 거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그동안 현재 진행 중인 국무부의 검토과정이 끝난 이후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오바마 대통령은 환경오염 등을 이유로 키스톤XL 법안을 반대하고 있다.
공화당은 앞서 이날 오전 키스톤XL 법안을 행정부로 보내면서 일자리 창출 및 에너지 자립도 제고에 필요한 사업인 만큼 오바마 대통령이 즉각 서명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다.
공화당은 특히 오바마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더라도 이를 무효로 하기 위한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의회가 3분의 2 이상의 찬성 재표결로 오바마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효화시킬 수 있지만, 공화당이 보유한 의석 수는 현재 상·하 양원 모두에서 3분의 2보다 모자란다.
이처럼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이 키스톤XL 법안을 놓고 양보 없는 싸움을 벌이면서 양측 간 갈등이 더욱 고조되고 있다.
공화당은 3분의 2 확보를 위해 총력전에 나설 태세고 이에 맞서 오바마 대통령은 국민과 직접 접촉하며 여론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양측은 이민개혁 행정명령,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 등 각종 현안을 놓고도 첨예한 대치전선을 형성하고 있어 정국 경색은 심화될 전망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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