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파원 생생리포트]“부자들은 외로워”...돈 많을수록 가족·이웃과 멀어진다

[특파원 생생리포트]“부자들은 외로워”...돈 많을수록 가족·이웃과 멀어진다

한준규 기자
입력 2019-06-28 15:43
수정 2019-06-28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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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매일 로또 당첨을 꿈꾼다. 당첨이 현실이 된다면 자신의 모든 것이 송두리째 바뀔 것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꼭 행복하지만 않을 수 있다. 부자들은 가족, 이웃과 멀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결국 ‘돈’이 인간을 외롭게 만든다는 것이다.

27일(현지시간) 미 공영라디오 NPR은 소득이 높아질수록 가족·이웃과의 관계가 단절된다는 연구결과를 전했다. 또 최근 에모리대의 에밀리 비앙키 교수와 미네소타대의 캐슬린 보스 교수가 공동으로 수십 년 동안 쌓인 가계 조사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부자들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데 시간을 덜 쓰고 혼자만의 시간을 더 보낸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돈이 더 많이 생기거나 돈을 더 벌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만으로 다른 사람들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부자들은 ‘필요’에 따라 사람을 만나는 경향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연소득 5800달러(약 670만원)인 사람보다 14만 달러(약 1억 6000만원)을 버는 사람이 1년에 가족과 4.6일, 이웃과 8.3일을 덜 어울렸다. 반면 친구들과 보내는 시간은 5.2일 더 길었다.

이는 어찌 보면 당연할 결과이기도 하다. 돈이 많으면 자동차나 주택 구매 등 때문에 부모님과 친척에 손을 벌릴 필요가 없다. 따라서 부모와 친척을 챙길 이유가 소득이 낮은 사람보다 적은 것은 당연한다. 또 집에 세탁기나 잔디 깎기 기계 등이 고장 나도 이웃에 도움을 청할 이유가 없다. 어치피 부자들은 다 ‘돈’으로 해결하기 때문이다. 집안일 대부분을 관련 업체에 맡긴다. 따라서 굳이 가족이나 이웃의 도움이 필요 없다. 그래서 인간관계의 단절이 오는 것이다. 미국의 복권이나 한국의 로또에 당첨되면서 부모와 등지고, 이혼하고 심지어는 당첨금을 탕진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이런 관계 단절에서 오는 것이란 해석이다.

반면 ‘뜻’이 맞고 공통 관심사가 있는 친구·동료와 만남은 늘어난다. 또 필요에 의한 만남도 많아진다. 결국 가족이나 이웃 등과 관계 단절로 남는 시간을 자신의 필요에 따라 쓴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네소타대의 한 연구진은 “부자들은 가족이나 이웃 공동체 생활보다 개인 생활을 초점을 맞춘다”면서 “이는 목적을 가지고 만나는 인간관계가 늘면서 사람을 외롭게 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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