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인 용의자 로프로 감아 연행한 기마경관들, 지금이 노예 시대인가

흑인 용의자 로프로 감아 연행한 기마경관들, 지금이 노예 시대인가

임병선 기자
입력 2019-08-07 06:30
수정 2019-08-07 0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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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로 ‘눈을 의심케 한다’는 표현이 딱 어울리는 사진이다. 두 백인 기마 경관들이 말등에 앉은 채로 수갑을 찬 흑인 용의자를 로프로 연결해 연행한다. 100년 전쯤 사진인가 싶을 정도인데 얼마전 미국 텍사스주 갤베스턴에서 벌어진 일이다.

온라인에서 노예 시대를 연상케 한다는 등 온갖 비난을 들은 텍사스 경찰이 두 백인 경관의 어처구니 없는 행동에 대해 5일(현지시간) 사과했다. 버논 헤일 갤베스턴 경찰서장은 그 기술이 시나리오 상으로는 용납될 만했지만 “이 상황에서 경관들이 판단 부족을 보여줬다”면서 “악의”는 없었으며 “이런 기술을 사용하지 못하게” 규정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P 브로슈와 A 스미스란 이름의 두 경관은 불법 침입 혐의로 체포한 도널드 닐리를 경찰서로 연행했다. 하지만 닐리의 몸을 로프로 묶지는 않았으며 다만 “수갑을 (뒤로) 찬 채였으며 로프가 수갑에 연결돼 있었을 뿐”이라고 경찰서는 해명했다. 아울러 “우리는 이런 행동이 부정적으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을 이해하고 있으며 이런 기술을 사용하는 것을 멈추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고 믿고 있다”고 덧붙였다.

헤일 서장은 또 닐리에게도 “불필요한 수모”를 안긴 점에 대해서도 머리를 조아렸다. 특히 경관들이 “체포 지점에서 순찰차가 도착하기를 기다릴 수도 있었다”며 “아예 이번 기회에 모든 기마경찰의 훈련 과정 전체를 조금 더 적절한 방법들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현지 일간 휴스턴 크로니클에 따르면 닐리는 보석 석방됐는데 그가 이 사건에 대해 직접 입을 열지는 않았다. 갤베스턴 카운티 정의연맹의 레온 필립스 국장은 처음 이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널리 퍼뜨린 이는 익명으로 남길 원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갤베스턴 주민으로서 이 사건에 대해 “말하기가 곤란하다”면서 “이건 멍청한 실수다. (닐리가) 백인이었더라면 그들이 그런 식으로 하지 않았을 것이란 점 하나는 분명하다”고 개탄했다.

나아가 “경찰서장은 경관들이 어떤 정책도 위반하지 않았다고 말하던데 그러면 죄수를 수송하는 데 관한 정책이 이런 건가“라고 되묻고 “그런 정책이 1875년에 만들어지지 않았다는 점을 내가 어찌 알겠는가. 아직도 답을 들을 수 없는 의문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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