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예상대로 배럿 대법관에 지명, 막내 아들은 다운증후군

트럼프 예상대로 배럿 대법관에 지명, 막내 아들은 다운증후군

임병선 기자
입력 2020-09-27 06:36
수정 2020-09-27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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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26일(현지시간) 새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받은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가 로즈 가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명된 소감 등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26일(현지시간) 새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받은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가 로즈 가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지명된 소감 등을 밝히고 있다.
워싱턴 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고(故)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연방대법관의 후임으로 에이미 코니 배럿 (48) 제7연방고법 판사를 지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배럿 판사가 참석한 가운데 기자회견을 열어 대법관 지명 사실을 공개했다. 배럿 판사는 2016년 세상을 떠난 안토닌 스캘리아 대법관의 서기 출신으로, 모교인 인디애나주 노터데임 대학에서 15년 동안 교수를 역임했다. 독실한 가톨릭 신자인 배럿은 낙태에 반대하는 보수 성향이 뚜렷한 인물이다. 일곱 자녀를 뒀는데 둘은 아이티 입양아이며, 막내 아들은 다운 증후군을 앓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17년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 후임으로 한때 고려했던 인물이며 이듬해 브랫 캐버노 판사를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할 때 마지막까지 후보군에 있었던 인물로 알려졌다.

배럿 판사가 상원 인준을 통과해 대법관에 취임하면 역대 다섯 번째 여성 대법관이자 1991년 43세의 클래런스 토머스 대법관에 이어 두 번째로 젊은 대법관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진보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긴즈버그 대법관 후임에 보수 성향인 배럿 판사가 임명되면 연방대법관의 이념적 분포는 보수 6명, 진보 3명의 보수 절대우위로 바뀐다. 배럿 판사가 낙태, 총기 규제, 오바마케어 등 의료보험 등 주요 사안에서 보수적 판결을 내린 전력이 있어 인준 청문회에서 쟁점이 될 전망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된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 가족이 연단에 나와 인사를 하고 있다. 아이티 출신 두 입양아를 포함해 모두 일곱 자녀를 뒀는데 다운 증후군을 갖고 있는 막내 아들은 보이지 않는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으로부터 연방대법관 후보로 지명된 에이미 코니 배럿 판사 가족이 연단에 나와 인사를 하고 있다. 아이티 출신 두 입양아를 포함해 모두 일곱 자녀를 뒀는데 다운 증후군을 갖고 있는 막내 아들은 보이지 않는다.
워싱턴 로이터 연합뉴스
민주당은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대통령이 긴즈버그의 후임 대법관을 지명해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이제 인준 청문회에서 공화당 내부의 반란표를 바라는 상황으로 내몰렸다. 민주당은 인준 절차를 최대한 늦추는 지연 전술 등 배럿 저지를 위한 총력전을 펼칠 것으로 보이지만 공화당이 상원 다수석을 점해 인준안 통과를 막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상원 의석은 공화당 53석, 무소속을 포함한 민주당 47석이다.

로이터 통신은 “민주당은 가능한 한 인준 절차를 어렵게 만들려고 노력하지만 공화당이 상원을 지배하고 있어 인준은 확실해 보인다”고 말했다. 공화당은 10월 셋째 주에 배럿 지명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연 뒤 10월 29일 이전에 인준안을 표결에 부칠 계획을 갖고 있다고 CNN 방송이 보도했다. 하지만 다음달 12일 첫 청문회가 열릴 수 있다는 소식통 전언도 있었다고 했다. 특히 11월 3일 대선 표심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진보와 보수 모두 표를 결집시키는 힘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초조해 하는 것은 11월 대선 결과가 박빙의 승부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 보수 우위의 대법원이 선거 소송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이다. 물론 그런 우려만으로 오히려 조 바이든 대선 후보에게 확실한 지지 표를 몰아주자는, 긍정적인 흐름이 생길 수도 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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