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방송사 시청자 집계, 4년 전 첫 토론 보다 35%나 줄어 들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29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의 케이스 웨스턴 리저브 대학에서 진행된 첫 텔레비전 대선 토론 도중 손짓을 동원해 공방을 펼치고 있다.
클리블랜드 EPA 연합뉴스
클리블랜드 EPA 연합뉴스
대선토론위는 성명을 내고 “어젯밤 토론은 좀 더 질서 있는 토론을 보장하기 위해 남은 토론의 형식에 추가적인 체계가 더해져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며 “머지않아 조치들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전날 토론은 트럼프 대통령이 바이든 후보의 발언 도중 번번이 끼어들며 방해하는 바람에 원만히 진행되지 못했고, 바이든 후보가 “입 좀 다무시지?”, “이 광대와는 한마디도 얘기를 나누기가 어렵다”고 쏘아붙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하지만 바이든 후보 역시 상대의 발언을 중간에서 자르는 장면이 있었고,두 후보가 동시에 설전을 벌여 말이 뒤엉키는 볼썽 사나운 상황이 빈발했다.
진행자인 폭스뉴스 앵커 크리스 월리스도 트럼프 대통령을 제지하며 “바이든이 발언을 끝낼 수 있도록 해달라”는 말을 연발하는 등 진땀을 흘렸다.
바이든 후보는 이날 오하이오주에서 열린 한 유세에서 전날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대해 “국가적 당혹감”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그는 “나는 단지 대선토론위가 방해 없이 질문에 답변할 능력을 통제할 방법이 있기를 바란다”며 “2차, 3차 토론 때 무슨 일이 일어날지 추측하진 않겠지만, 난 이를 고대하고 있다”고 참여 의사를 밝혔다.
또 “나는 단지 미국인과 부동층 유권자들이 우리 각자가 그들의 걱정에 대해 어떤 답을 갖고 있는지 판단하려 하고 있고, 우리가 실질적으로 대답할 수 있도록 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 생각에 바이든은 매우 약했고 투덜거리고 있었다”며 “내가 본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토론회를 승리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6개의 여론조사를 봤다고 말했지만 실제로 CNN과 CBS 방송 등 공표된 두 곳의 조사에서는 바이든 후보가 승리했다고 나와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나는 그가 더이상 나가고 싶지 않다고 들었지만 이건 그에게 달린 문제”라고도 했다. 바이든 후보가 향후 토론에 참석하겠다고 밝혔음에도 불참할 의향을 갖고 있다고 주장한 셈이다. 트럼프 캠프는 대선토론위의 형식 변경 방침에 대해 “경기 도중 골포스트를 옮기고 규칙을 변경해선 안 된다”고 반대했다.
한편 ABC, CBS, NBC, 폭스뉴스를 통해 대선 토론을 시청한 사람이 2900만명이 안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고 매체 버라이어티가 밝혔다. 같은 방송사 기준으로 4500만명을 끌어모았던 2016년 트럼프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첫 토론 때보다 35% 떨어진 수치다. 당시 토론은 모든 방송과 케이블 네트워크를 통틀어 8400만명이 시청해 역대 대선 TV 토론 가운데 최고 수치였다.
블룸버그 통신은 버라이어티 기사를 소개하며 “이번 시청률 전체 수치는 오늘 밤 늦게 나올 것으로 보이지만, 초기 수치는 (최종) 시청률이 크게 떨어질 것임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