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이 아웅산 수치 여사의 대선 출마를 가능하게 하는 개헌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3일 방콕포스트에 따르면 테인 세인 대통령은 미얀마 언론에 보도된 연설에서 활발한 개헌 논의는 정치 성숙도를 반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건강한 헌법은 국가, 경제, 사회의 필요에 따라 때때로 개정돼야 한다”며 배우자나 자녀가 외국 국적자인 국민을 대통령선거에 출마하지 못하게 하는 조항을 개정하는 것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미얀마는 배우자나 자녀가 외국 국적인 국민은 대선에 출마하지 못하도록 헌법으로 정하고 있으며, 이는 수치 여사의 대선 출마를 저지하려는 조항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수치 여사는 지금은 별세한 영국인 학자와 결혼해 영국 국적의 아들 둘을 두고 있다.

테인 세인 대통령의 이 발언은 미얀마가 내년 총선 및 대선을 앞두고 개헌 논의가 본격화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나왔다.

집권 여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PD)과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당(NLD)은 각각 개헌안을 마련했으며, 의회도 개헌 방안을 논의 중이다.

USPD는 최근 자녀가 외국 국적인 국민은 이 자녀가 미얀마 국적을 취득하는 경우 대선에 출마할 수 있도록 헌법을 개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민주화 운동의 상징인 수치 여사는 국민으로부터 높은 지지를 받고 있어 내년 총선에서 NLD의 승리가 유력시되고 있다.

미얀마는 대통령을 국민의 직접 투표로 선출하지 않고 의회에서 선출하며, 의회는 군부에 의석의 25%를 할당하고 있어 군부의 지지 없이는 대선에 출마하더라도 당선되기 어려운 실정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