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죽거든… 한국전쟁 영웅 남편처럼 부산에 묻어 주오”

“나 죽거든… 한국전쟁 영웅 남편처럼 부산에 묻어 주오”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5-06-22 23:36
수정 2015-06-23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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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참전용사 故 그린 중령 아내 올윈 남편 잃고 65년간 기념행사 참석 열정

한국전쟁에서 남편을 잃은 호주 여성이 전쟁 발발 65주년을 맞은 지금까지 한국과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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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쟁 참전군인의 부인인 올윈 그린이 21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참전용사 모임에 참석한 뒤 귀가하는 길에 운전석에 앉아 미소 짓고 있다.  시드니 연합뉴스
한국전쟁 참전군인의 부인인 올윈 그린이 21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참전용사 모임에 참석한 뒤 귀가하는 길에 운전석에 앉아 미소 짓고 있다.
시드니 연합뉴스
올윈 그린(92)은 지난 21일 호주 시드니에서 열린 한국전쟁 호주 참전용사를 기리기 위한 행사에 올해도 어김없이 참석했다. 그린의 남편은 1950년 9월 말 호주군 지휘관으로 참전했다가 그해 11월 31세의 나이로 숨진 찰리 그린 중령이다. 그린 중령은 연천·박천전투 등을 승리로 이끌었으며 앞서 제2차 세계대전에도 참전해 북아프리카와 그리스 등에서 전과를 세워 호주에서는 영웅대접을 받고 있다.

결혼 7년 만인 27세 때 남편을 잃은 그린은 당시 세 살이던 외동딸을 홀로 키웠다. 남편을 잃은 뒤에 남편의 전기를 쓰거나 비슷한 처지의 여성들과 함께 전몰 호주 장병을 추모하는 대형 자수를 새기는 등 남편을 기리는 작업을 계속해 왔다.

그린의 한국에 대한 관심도 크다. 시드니의 한국 기관이나 민간단체들이 초청하면 만사를 제쳐 놓고 꼬박꼬박 참석한다. 이미 5차례 한국을 방문한 그린은 오는 11월 다시 한국을 찾는다. 남편 그린 중령이 ‘이달(11월)의 6·25전쟁 영웅’으로 선정된 것을 계기로 남편이 묻힌 부산 유엔묘지 등을 둘러볼 예정이다. 그린은 자신이 숨지면 부산의 남편 묘지에 합장되길 원한다는 뜻을 이미 밝혔다고 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5-06-23 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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