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테르테 “시진핑, 남중국해 원유 채취땐 전쟁한다고 말해”

두테르테 “시진핑, 남중국해 원유 채취땐 전쟁한다고 말해”

이창구 기자
이창구 기자
입력 2017-05-21 22:24
수정 2017-05-21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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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유권 주장 ‘전쟁 위협’ 폭로 파문…친중 행보 비난한 여론 겨냥한 듯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게 계속해서 남중국해 영유권을 주장하면 전쟁에 나서겠다고 위협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시 주석의 전쟁 위협은 두테르테 대통령이 지난 19일 자국의 해안경비대 행사에서 폭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15일 중국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에게 “남중국해에서 원유를 채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시 주석이 “그러지 마라. 그것(남중국해)은 우리 바다”라고 응수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이 “우리에겐 헤이그 중재 법원의 판결이 있다”며 물러서지 않았다. 지난해 헤이그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는 중국의 남중국해 영유권 주장을 일축하는 한편 필리핀의 배타적 경제수역 주장을 인정하는 판결을 내렸다.

그동안 친중국 행보를 위해 재판 결과를 언급하지 않던 두테르테 대통령이 시 주석 면전에서 판결 이행을 주장한 것이다. 이에 시 주석은 “당신들은 아무 구속력도 없는 법률만 갖고 있지만 우리에겐 명나라 이후 계속 내려온 역사적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역사적 권리는 멀고 생소하다”고 되받아쳤다. 그러자 시 주석은 단호한 어조로 “꼭 그렇다면 우리는 어쩔 수 없이 사실을 알려 줘야만 할 것 같다. 당신들과 전쟁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두테르테가 시 주석의 전쟁 위협을 폭로한 것은 친중 행보를 비판하는 국내 여론을 겨냥한 것이었다. “중국과의 전쟁은 대재앙”이라며 중국과 평화적으로 남중국해를 공동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면서 나온 말이다.

뉴욕타임스(NYT)는 “남중국해 분쟁이 언젠가는 (전쟁의) 발화점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잘 보여 준다”면서 “중국의 인공섬 건설에 맞서 ‘항행의 자유’ 작전을 전개하는 미국에도 딜레마를 안겨 주는 발언”이라고 설명했다.

베이징 이창구 특파원 window2@seoul.co.kr

2017-05-22 1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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