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독재자’ 이름 딴 카자흐 수도, 3년 만에 다시 ‘서울’로

‘30년 독재자’ 이름 딴 카자흐 수도, 3년 만에 다시 ‘서울’로

이정수 기자
이정수 기자
입력 2022-09-14 11:09
수정 2022-09-14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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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르술탄에서 아스타나로 되돌릴 방침
올초 대규모 시위 여파…전 대통령 실권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아스타나)의 대형 모스크. 2022.9.13 EPA 연합뉴스
카자흐스탄 수도 누르술탄(아스타나)의 대형 모스크. 2022.9.13 EPA 연합뉴스
카자흐스탄의 수도 이름이 현재의 누르술탄에서 3년 전까지 쓰던 아스타나로 환원된다.

13일(현지시간) 중앙아시아 전문매체 유라시아넷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이날 대변인을 통해 누르술탄의 이름을 아스타나로 되돌릴 것이라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재무부는 이름 복원에 들어갈 예상 비용에 대한 비난 여론을 의식해 관련 지출을 최소화할 것이라는 성명을 냈다.

현재 카자흐스탄 제2의 도시이자 수도인 아스타나는 지난 100년간 무려 6차례나 이름이 바뀌게 됐다고 유라시아넷은 전했다.

과거 러시아 제국의 정착민이 아크몰린스크로 부르던 마을은 1960년대 초반 소련 당국에 의해 첼리노그라드로 개명됐다. 1991년 소련 해체 후 카자흐스탄이 독립했을 때도 여전히 오지이던 이곳은 아크몰라라는 이름을 갖게 됐다.

카자흐스탄 최대 도시 알마티를 떠나 수도를 이전하기로 한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의 결정에 따라 이 도시는 1998년부터 아스타나로 명명됐다. 아스타나는 단순히 수도를 의미하는 카자흐어라는 점에서 이름의 유래가 한국의 서울과 유사하다.

역사적인 실크로드 상에 위치한 알마티와 달리 아스타나는 북부 초원 지대에 고립돼 있고, 한겨울 기온이 영하 51도까지 떨어지는 곳이어서 많은 이들이 천도에 의구심을 나타냈다.

하지만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새 수도를 멋진 건축물 전시장으로 만들려는 야망을 밀어붙였다. 그의 이런 소망이 현실화된 건물 중 하나가 아스타나의 상징물인 바이테렉 타워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카자흐스탄 곳곳에서 일어난 가운데 5일(현지시간) 최대 도시 알마티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시청사 근처에 시위대가 운집해 있다. 2022.1.5 AFP 연합뉴스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에 반대하는 대규모 시위가 카자흐스탄 곳곳에서 일어난 가운데 5일(현지시간) 최대 도시 알마티의 연기가 피어오르는 시청사 근처에 시위대가 운집해 있다. 2022.1.5 AFP 연합뉴스
30년간 카자흐스탄을 통치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사임하면서 아스타나는 그의 이름을 따라 누르술탄으로 개칭됐다. 그가 직접 뽑은 후계자인 토카예프 대통령은 전임 독재자의 지위가 영속적이라는 의미를 담아 수도의 이름을 바꿨다.

그러나 누르술탄이라는 수도 명칭은 불과 3년 만에 폐기되게 됐다. 올해 초 연료 가격 상승에서 촉발된 시위는 수십년간 이어져온 나자르바예프 일가의 부패와 잘못된 통치에 대한 분노로 발전하며 카자흐스탄 전역으로 번졌고 결국 그의 ‘상왕 통치’도 막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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