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네츠크주·루가스크주서 투표”…독립지지 결과 나올 듯
우크라이나 동부의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에서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로부터의 분리·독립 여부를 묻는 분리주의 세력의 주민투표가 시작했다.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 등에 따르면 2개 주에선 이날 오전 8시부터 투표가 개시됐다. 투표는 저녁 10시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다만 투표 당일에도 정부군과 분리주의 세력 간 교전이 벌어지고 있는 도네츠크주 북쪽 도시 슬라뱐스크에선 오후 6시에 투표가 종료된다.
도네츠크주의 분리주의 세력이 자체 선포한 ‘도네츠크인민공화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위원장 로만 랴긴은 “모든 것이 예정대로 진행되고 있으며 아무런 비상 상황도 없다”고 밝혔다.
현지 선관위에 따르면 도네츠크주에선 1천500여개 투표소에서 투표가 진행된다. 유권자는 약 320만명으로 알려졌다.
유권자들은 투표 용지에 러시아어와 우크라이나어로 인쇄된 ‘도네츠크인민공화국의 국가적 독립 선언을 지지하는가’라는 질문에 ‘예’, ‘아니오’로 답하게 된다.
이웃 루간스크주 분리주의 세력도 1천600여개 투표소에서 예정대로 투표가 개시됐다고 밝혔다. 루간스크주의 유권자는 약 170만명이라고 분리주의 세력은 전했다.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의 분리주의 세력은 하루 뒤면 잠정 투표 결과가 집계될 것이라며 80% 이상의 주민들이 분리·독립에 찬성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개 주의 분리주의 세력은 이 같은 결과를 토대로 개별 독립공화국 창설과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의 단절을 선언할 것으로 전망된다.
뒤이어 이번에 주민투표를 실시하지 않은 동부 하리코프주와 남부 오데사주 등도 잇따라 주민투표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동남부 지역은 또 오는 25일로 예정된 우크라이나 조기대선을 거부할 가능성이 커 이 지역의 분리주의 움직임은 갈수록 가속화할 전망이다.
분리·독립을 선언한 동남부 지역 개별 공화국들이 연대해 단일 독립국가 창설을 선포하고 중앙정부에 연방제를 제안하든지 아니면 아예 러시아로의 편입을 시도할 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중앙정부는 동남부 지역의 주민투표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그 결과를 인정할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투표 이후 양측간 유혈충돌은 더욱 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방도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의 입장을 지지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앞서 지난 7일 중앙정부와의 대화 분위기 조성을 위해 분리주의 세력에 주민투표를 연기할 것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다. 러시아는 그러나 주민투표 결과에 대해선 인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취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한편 투표 당일에도 도네츠크주 슬라뱐스크에선 정부군과 민병대 간에 교전이 벌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타르타스 통신 등은 분리주의 민병대가 이날 새벽 정부군이 장악 중인 슬라뱐스크 외곽의 TV 방송송출탑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반면 정부군은 분리주의 민병대가 장악중인, 방송송출탑에서 멀지 않은 시외곽 검문소를 공격했다. 민병대 측은 정부군이 도시로 진입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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