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토, 러시아에 ‘강경대응’

나토, 러시아에 ‘강경대응’

박기석 기자
박기석 기자
입력 2016-07-11 01:40
수정 2016-07-11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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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유럽 4개국에 4개 대대 파병…냉전 종식 26년 만에 최대 규모

“폴란드 등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회원국에 대한 공격은 전체 나토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될 것이다.” (옌스 스톨텐베르크 나토 사무총장)

“나토는 러시아에 선전포고를 하고 싶다는 바람을 밝힌 것이다.”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

나토가 9일(현지시간) 막을 내린 정상회의에서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 국가에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파병을 결정했다. 나토가 유럽에서 러시아 포위망을 강화하면서 서구와 러시아의 갈등이 신냉전으로 비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등 28개 나토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가진 이틀간의 회의에서 폴란드,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등 4개국에 4000여명 즉 4개 대대 규모의 병력을 배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로이터 등이 보도했다. 이는 26년 만에 최대 규모이며, 미국이 폴란드에 1000명을 파병한다.

정상들은 또 회원국이 자국 국내총생산(GDP)의 2% 이상을 국방비로 지출하기로 합의했다. 국방비에 미국은 GDP 대비 3.6%를 쓰며, 영국과 폴란드는 2%를 넘게 지출하지만 프랑스는 1.8%, 독일은 1.2%만 쓴다. 오바마 대통령은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며 각국에 국방비 증액을 요구한 바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이 유럽에 배치한 미사일방어(MD) 시스템의 통제권을 나토가 갖는 방안을 승인했다.

앞서 러시아는 2014년 크림반도를 합병하고 우크라이나 내전에 개입하면서 미국 등 서구와 갈등을 빚어 왔다. 유럽연합(EU)은 즉각 러시아에 경제 제재를 단행하며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고통을 겪는 러시아 경제에 타격을 입혔다. 나토는 동유럽에서 공세를 강화하는 러시아에 대응하기 위해 이달 초 폴란드에서 24개국 3만 1000명의 병력이 참가하는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의 ‘아나콘다’ 훈련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 등 서구가 이번 나토 정상회의 결정으로 대(對)러시아 견제를 강화하자 러시아는 강력 반발하는 모습이다. 알렉산더 그루시코 나토 주재 러시아 대사는 BBC에 “이번 결정은 새로운 철의 장막을 세우는 것”이라며 “대립의 소용돌이를 부를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콘스탄틴 코사초프 러시아 상원 외교위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나토의 결정은 베를린 장벽 이후 두 번째 장벽을 세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2016-07-11 1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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