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엘리자베스 2세 서거
추모와 시위 사이 ‘세기의 장례식’… 여왕 시신, 나흘간 대중에 공개19일 남편 필립공 곁 영면
추모객 수십만명 달할 듯
마지막 길 배웅
오는 19일 국장이 치러질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을 향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마지막 여행이 11일(현지시간) 시작됐다. 지난 8일 스코틀랜드 밸모럴성에서 서거한 여왕의 시신을 실은 운구차가 이날 에든버러 시내에 들어서자 수천 명의 시민이 마지막 길을 배웅하며 애도하고 있다.
에든버러 EPA 연합뉴스
에든버러 EPA 연합뉴스
지난 8일 서거한 영국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초상화가 11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버킹엄궁 정문 앞에 여왕을 추모하는 장미꽃과 함께 놓여 있다.
런던 AFP 연합뉴스
런던 AFP 연합뉴스
다만 이날 인근에서 ‘(입헌)군주제 폐지’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던 한 여성이 경찰에 체포됐다고 영국 ITV뉴스가 전했다. 실제 영국 내에서 여왕의 서거를 계기로 군주제 반대 목소리가 서서히 증가하고 있으며, 일부 영연방 국가들은 과거 대영제국 식민주의에 대해 반발심을 드러내며 탈군주제를 선언하고 있다. 심지어 이른바 연합왕국(United Kingdom)을 이루는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에서도 독립의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이런 짐을 어깨에 진 여왕의 아들이자 새 국왕인 찰스 3세는 이튿날인 12일 오후 여왕의 시신이 홀리루드 궁전에서 ‘로열 마일’(Royal Mile·왕의 길)로 불리는 1마일(1.6㎞) 역사길을 따라 자일스 대성당으로 이송되는 길을 함께 걸었다. 이어 찰스 3세 국왕과 수많은 인파가 모인 가운데 장례 예배가 진행됐고, 직후부터 24시간 동안 관이 대중에게 공개됐다.
공휴일로 지정된 19일 오전에는 웨스트민스터 홀 인근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여왕의 국장이 엄수된다. 이곳은 여왕이 1953년 대관식을 하고, 1947년 남편인 필립공과 결혼한 곳이다. 다만 사원의 수용 인원은 2200명으로 초대 인원에 제한이 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이 초대를 받았다. 이후 여왕은 윈저성 내 성조지 교회에서 예식 후 지하 납골당 남편 필립공(2021년 4월 별세) 곁에서 영면에 든다.
다만 여왕의 흔적은 국가 가사, 화폐, 우표 등 곳곳에 남아 있어 이를 바꾸려면 상당한 기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일례로 그의 얼굴이 그려진 영국 파운드화 지폐 총 45억장이 찰스 3세의 얼굴로 바뀌는 데만 최소 2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2022-09-13 1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