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익 ‘과거사 지우기’ 거센 압박”

“일본 우익 ‘과거사 지우기’ 거센 압박”

입력 2014-10-30 00:00
수정 2014-10-30 0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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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아베 신조 정부에서 우익들의 영향력이 강해지면서 제2차 세계대전 때 자행된 ‘과거사’를 지우려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YT는 일제 강점기 비행장 건설에 많은 한국인이 강제 동원됐다 사망한 일본 홋카이도(北海道) 사루후츠(猿拂)촌 현지발 기사를 통해 이같이 비판했다.

사루후츠촌 아사지노 비행장 건설현장에 당시 한국인 118명이 강제 동원됐다가 질병과 영양실조 등으로 사망했다.

지난 2006∼2010년 세 곳의 집단매장지가 발굴, 38구의 유골이 수습된데 이어 2013년 지역 인사들을 중심으로 희생자 추도비 건립이 추진됐으나 일본 우익단체의 거센 항의에 부닥쳐 제막식이 무기 연기됐다.

NYT에 따르면 일본 군마(群馬)현에 있던 조선인 강제동원 희생자 추도비도 우익단체의 항의 전화와 시위 끝에 지난 7월 철거가 결정됐다.

NYT는 “전쟁의 어두운 역사를 지워버리려는 압력은 최근 공격적이고 규모가 작은 온라인 캠페인이 늘어나면서 더욱 거세졌다”고 비판했다.

또 이런 움직임은 전쟁범죄를 잊지 말아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일본의 인사들을 위협하는 수위에 이르렀다고 전했다.

특히 ‘네트 라이트(Net Right)’라는 단체를 예시하면서, 이들은 과거 극우적 성향으로 일본 정치권에서는 주변부에 있었으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이끄는 정부에서는 큰 영향력을 갖게 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추도비 건립 등을 ‘자학행위’로 비난한 우익 블로거의 발언과 함께 이들은 ‘(한국인이) 강제 동원됐다는 주장은 날조’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나아가 이 같은 증오는 한일, 중일간 영토 문제로 더욱 격화됐다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일본 패전 후 사루후츠촌에서는 82명의 강제동원 조선인의 이름이 등재된 문서가 발견됐다. 모두 20∼30대로 비행장 건설 과정에서 장티푸스, 영양실조, 고된 노역으로 사망한 것으로 나타나 있었다.

추도비 건립을 주도한 고이치 미츠구치는 NYT에 “아웃사이더들이 우리의 눈을 가리려고 위협하고 있지만, 우리는 그렇게 내버려두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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