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모 씨름판 ‘비상시’ 여성 가능… 여성 차별은 여전

일본 스모 씨름판 ‘비상시’ 여성 가능… 여성 차별은 여전

입력 2018-04-29 18:17
수정 2018-04-29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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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에 대한 시대착오적 차별로 인해 최근 일본이 진통을 겪고 있는 가운데, 변화 바람은 미온적이어서 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불거지고 있다.
지난 4일, 일본 스모협회는 교토부 마이즈루시에서 열린 대회 도중 졸도한 사람을 응급처치하려고 씨름판으로 올라간 여성에게 “내려가라”는 방송을 하고 소금을 뿌려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 유투브 영상 캡쳐
지난 4일, 일본 스모협회는 교토부 마이즈루시에서 열린 대회 도중 졸도한 사람을 응급처치하려고 씨름판으로 올라간 여성에게 “내려가라”는 방송을 하고 소금을 뿌려 거센 비판에 휩싸였다.
= 유투브 영상 캡쳐
지난 4일, 일본 스모협회는 스모 씨름판인 도효 위에서 응급환자를 처치 중이던 간호사에게 처치를 중단하고 내려오도록 해 거센 비판에 휩싸인 바 있다. 이에 29일 일본 스모협회 측이 ‘긴급 비상시에 예외적으로 여성이 도효에 올라갈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고 산케이신문과 교도통신이 전했다.

핫카쿠 스모협회 이사장은 당시 파문에 대해 “적절한 대응이 이뤄지지 않아 깊이 반성한다”고 사과했다. 협회는 28일 도쿄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스모 씨름판의 금녀 전통에 대해 협의를 했지만 향후 방향에 대해선 구체적 결론을 내지 못했다고 밝혔다.

스모협회는 논란 이후 열린 8일 ‘꼬마 스모’ 행사에 여자 어린이를 제외시키면서 추가 역풍을 맞았다. 꼬마 스모 행사는 본래 남녀 어린이 모두 참가할 수 있었지만 행사 나흘 전 협회가 방침을 바꿔 여자 어린이는 제외됐다. 협회 측은 어린이의 안전을 명분으로 한 조치라고 설명했으나, 그 배경엔 여성을 스모 씨름판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하는 ‘금녀 전통’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여성에 대한 시대착오적 차별은 비단 스모만이 문제인 것은 아니다. 정치에서도 차별적 인식이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12일 아소 다로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의 발언이 문제였다. 그가 후쿠다 준이치 전 재무성 차관의 여기자 성희롱 의혹에 대해, 기자들에게 “담당 기자를 남성 기자로 바꾸면 될 뿐”이라는 말을 한 사실이 NHK를 통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됐다. 앞서 후쿠다 준이치 전 차관은 TV아사히의 여기자에게 “키스해도 되냐”, “가슴을 만져도 되냐” 등의 성희롱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주간지 주간신조를 통해 보도된 뒤 사임했다.

그 외 일본 민법에서도 여성 차별적 요소를 확인할 수 있다. 남성 결혼 가능 연령이 현행 18세인 것에 비해, 여성은 훨씬 어린 16세라는 규정이 논란의 대상이다. 또, 이혼한 여성이 100일 이내에 재혼할 수 없다는 규정도 대표적 차별 사례로 꼽힌다. 이에 대해 여성의 역할을 구시대적인 편견으로 규정한 것이라는 지적이 일본 내에서 꾸준히 제기돼왔다.

일본은 지난달에서야 결혼 가능 연령을 남성과 같은 18세 이상으로 변경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개정안이 국회에서 통과되면 1898년 민법 제정 후 처음으로 남녀의 결혼 가능 연령이 같아지게 된다. 하지만 여성 100일 내 재혼금지 규정은 지난달 도쿄 지방법원이 위헌이 아니라고 판결하면서 시대착오적이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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