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볼라 환자 17명 탈출… 라이베리아 “국경 넘으면 발포”

에볼라 환자 17명 탈출… 라이베리아 “국경 넘으면 발포”

입력 2014-08-19 00:00
수정 2014-08-19 04:42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무장 괴한 “에볼라는 없다” 치료소 습격… 환자 혈액·배설물 묻은 물건들 약탈

서아프리카 라이베리아 수도 몬로비아의 에볼라 치료소가 무장 괴한의 공격을 받는 혼란한 틈 속에서 환자 17명이 집단 탈출했다. 괴한들이 환자의 혈액과 체액, 배설물 등으로 오염된 담요와 물건들을 약탈해 가면서 에볼라 확산에 대한 공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AFP통신 등 외신들은 17일(현지시간) 목격자의 말을 인용해 곤봉 등으로 무장한 괴한들이 전날 밤 웨스트포인트에 위치한 치료소의 문을 부수고 들어와 “에볼라는 없다”고 외치며 침대 시트와 매트리스 등의 집기를 훔쳐 갔다고 보도했다. 이 치료소에는 애초 에볼라 환자 29명이 수용돼 있었으나 이 중 9명은 나흘 전 사망했고 3명은 가족의 뜻에 따라 며칠 전 퇴원했다.

폭스뉴스에 따르면 익명을 요구한 고위 경찰 관계자는 “괴한들이 치료소 내 물품들을 외부로 가져간 데다 환자들은 행방불명됐다”며 “웨스트포인트 전체가 감염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치료소가 위치한 웨스트포인트는 몬로비아 최대 빈민가로 6만~10만명의 빈곤층이 거주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폭스뉴스는 “수백명의 희생을 치른 라이베리아에 새로운 시련이 또 닥쳤다”며 감염 확산을 우려했다. 괴한들의 신원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당국은 치료 격리센터를 반대하는 일부 과격 주민들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토속신앙을 믿는 이들은 서구 의료진과 병원 등을 전염병의 원인으로 꼽기 때문이다. 경찰 관계자도 “환자들을 탈출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또 라이베리아 군대가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해 폐쇄된 이웃 시에라리온과의 국경을 불법적으로 넘는 사람에게 발포하라는 명령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이 이날 전했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13일까지 5개월 동안 에볼라로 1145명이 목숨을 잃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2014-08-19 1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이번 '카카오톡 업데이트' 여러분은 만족한가요?
15년 만에 단행된 카카오톡 대규모 개편 이후 사용자들의 불만이 폭증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 있는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에는 “역대 최악의 업데이트”라는 혹평과 함께 별점 1점 리뷰가 줄줄이 올라왔고, 일부 이용자들은 업데이트를 강제로 되돌려야 한다며 항의하기도 했다. 여론이 악화되자 카카오는 개선안 카드를 꺼냈다. 이번 개편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1. 개편 전 버전이 더 낫다.
2. 개편된 버전이 좋다.
3. 적응되면 괜찮을 것 같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