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아프리카 경제, 에볼라로 중장기 타격 우려

서아프리카 경제, 에볼라로 중장기 타격 우려

입력 2014-08-25 00:00
수정 2014-08-25 1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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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인명피해를 내고 있는 서아프리카의 에볼라 사태가 취약한 이 지역 경제에 중장기적으로 타격을 줘 더 큰 비극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카베루카 아프리카개발은행 총재는 최근 “에볼라가 이 지역의 여러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는 공중보건의 위기일 뿐아니라 경제적 위기”라고 경고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도 환자가 서아프리카에서만 발생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은 좋은 소식이지만 에볼라가 다른 곳으로 확산하지 않더라도 앞으로 수년간 이 지역의 취약한 경제와 정치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은 나쁜 소식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에볼라로 인한 서아프리카 지역의 경제적 타격은 이미 시작됐다고 지적한다. 농작물은 경작지에서 썩어가고 광산 등 산업활동은 감소하고 있으며 시장에 상품 공급이 끊기는 등 경제활동이 빠르게 위축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에볼라로 인한 인명피해보다 에볼라 공포가 서아프리카 경제 성장 기반을 허물어 중장기적으로 더 큰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에볼라가 발생한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 나이지리아 등에서는 기업들이 사업을 중단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으며 이 지역에 대한 해외투자가 감소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철강업체 아셀로미탈은 라이베리아 제철소 확장사업의 계약업체들이 에볼라 발생 후 공사를 중단하고 직원들을 철수시켰다고 밝혔다.

시에라리온과 라이베리아 등에서는 격리조치로 인해 코코아나 커피 같은 돈벌이작물들이 수확되지 않은 채 썩어가고 있다.

프랑스의 싱크탱크 IRIS의 필립 위곤 아프리카 연구국장은 24일(현지시간) AF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에볼라로 해외투자자 사이에 서아프리카가 투자하기에 위험한 곳이라는 인식이 확산할 수 있다며 가장 큰 위협 요인은 다국적 기업들이 이 지역에서 철수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아프리카 최대 산유국이자 인구가 가장 많은 나이지리아에서 에볼라가 확산하면 이 지역 경제가 더욱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나이지리아 라고스에 있는 금융업체 대표 비스마르크 레완은 “호텔 예약이 이달 들어 30% 정도 줄었고 식음료 주문도 비슷하게 감소했다”며 에볼라 확산을 막기 위한 적절한 조치가 없으면 12월까지 피해규모가 35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기니의 올해 국내총생산(GDP)이 3.5∼4.5%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으며 아마라 코네흐 라이베리아 재무장관은 에볼라 확산으로 올해 경제성장 목표치를 달성하기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토로했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이들 에볼라 확산 국가들이 최빈국일 뿐 아니라 테러와 내전 등으로 인한 혼란에서 벗어나 안정을 되찾아가는 상황에서 이번 사태가 발생했다는 점이다.

에볼라 사태가 이 지역 국가들의 정부 예산에 부담을 줘 보건체계가 더욱 약화되면 소아마비 등 다른 전염병에 대한 대응체계까지 무너져 큰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우려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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