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역사상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일컫는 ‘한글’의 창제 동기가 적혀 있는 훈민정음 해례본(국보 70호.간송미술관 소장)이 잇따라 절도 논란에 휩싸이면서 국보급 문화재의 명성에 흠이 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이 최근 경북 상주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의 소유권 다툼과 관련해 골동품가게 주인 조모씨가 소유주라고 판결하면서 새삼 훈민정음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2008년 상주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은 지난 1940년 안동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판본이라는 감정이 나오면서 세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당시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상주에서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는 조씨는 “내가 구입해 보관하던 것인데 배모씨가 가게에 들러 훔쳐갔다.”라고 주장하면서 절도 혐의로 배씨를 경찰과 검찰에 고소했다가 혐의가 없는 것으로 일단락되자 민사소송을 제기해 최근 1심에서 이긴 것이다.
그러나 훈민정음을 갖고 있는 배씨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이어서 훈민정음 해례본 소유권 을 둘러싼 마찰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그러나 대법원까지 소송이 이어질 경우에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어 국보급 문화재인 훈민정음이 심각하게 훼손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현재 훈민정음을 갖고 있는 배씨가 나름대로 책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인이 귀중한 고서를 제대로 보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배씨가 소장한 책을 강제로 회수할 방법이 없어 문화재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상주본 말고도 또 하나의 절도 논란에 휩싸인 안동본 훈민정음의 사연은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국보 제70호 안동본 훈민정음은 지난 1940년 8월에 경북 안동군 와룡면 주하리 진성이씨 이한걸 집에서 그의 셋째 아들 이용준이 발견했다는 것이 정설이었지만 지난 2005년에 이를 반박하는 주장이 나와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안동이 고향인 부산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한글학회 기관지인 ‘한글새소식’ 제395호에 기고한 ‘훈민정음 해례본의 발견 경위에 대한 재고’라는 글에서 실제로는 안동 지역 광산김씨 종택에 소장돼 있던 것을 이용준이란 사람이 훔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교사는 종택 사람의 증언을 토대로 “광산 김씨 집안의 사위였던 이용준이 1940년대 초에 처가에서 김매월당집(김시습 문집)과 함께 훈민정음 해례본을 빼돌린 뒤 간송에게 팔아먹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한동안 이 얘기가 세인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이런 주장은 최근에 한 국문학자가 이용준이 처가에서 책 여러 권을 훔친 사실을 실토하면서 장인에게 용서를 구하는 내용의 편지를 입수해 공개하면서 더욱 신빙성을 높여준 바 있다.
이처럼 훈민정음을 둘러싼 절도 및 소유권 논란은 안동과 상주를 오가며 몇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세상 사람들의 관심은 훈민정음의 가치가 훼손되는지 여부보다는 ‘엄청나게 비싸게 거래된다’는 다분히 세속적인 측면에 집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안동본 훈민정음은 지난 1943년에 간송 전형필이 당시 집 열 채 값에 해당하는 1만원을 주고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 발견된 상주본 또한 경매 시장에서 수 십억원에서 수 백억원을 호가할 것이라는 게 고서적 시장의 예측이다.
이런 세간의 관심과 관련해 뜻있는 사람들은 훈민정음이 그저 ‘값비싼 고서적’ 중 하나로만 치부되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글문화연대 정인환 사무부장은 “상주본 같은 경우에 소송에 휩싸이면서 책이 제대로 보존되는지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상황은 상당히 우려된다.가뜩이나 한글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한 현실에서 훈민정음의 진정한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지나 않을지 무척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대구지방법원 상주지원이 최근 경북 상주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의 소유권 다툼과 관련해 골동품가게 주인 조모씨가 소유주라고 판결하면서 새삼 훈민정음을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지난 2008년 상주에서 발견된 훈민정음 해례본은 지난 1940년 안동에서 발견된 것과 같은 판본이라는 감정이 나오면서 세간의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당시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상주에서 골동품 가게를 운영하는 조씨는 “내가 구입해 보관하던 것인데 배모씨가 가게에 들러 훔쳐갔다.”라고 주장하면서 절도 혐의로 배씨를 경찰과 검찰에 고소했다가 혐의가 없는 것으로 일단락되자 민사소송을 제기해 최근 1심에서 이긴 것이다.
그러나 훈민정음을 갖고 있는 배씨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할 계획이어서 훈민정음 해례본 소유권 을 둘러싼 마찰은 장기화될 전망이다.
문제는 그러나 대법원까지 소송이 이어질 경우에 앞으로 상당한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어 국보급 문화재인 훈민정음이 심각하게 훼손될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현재 훈민정음을 갖고 있는 배씨가 나름대로 책을 보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개인이 귀중한 고서를 제대로 보존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으로서는 배씨가 소장한 책을 강제로 회수할 방법이 없어 문화재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상주본 말고도 또 하나의 절도 논란에 휩싸인 안동본 훈민정음의 사연은 지금으로부터 7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국보 제70호 안동본 훈민정음은 지난 1940년 8월에 경북 안동군 와룡면 주하리 진성이씨 이한걸 집에서 그의 셋째 아들 이용준이 발견했다는 것이 정설이었지만 지난 2005년에 이를 반박하는 주장이 나와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안동이 고향인 부산의 한 중학교 교사가 한글학회 기관지인 ‘한글새소식’ 제395호에 기고한 ‘훈민정음 해례본의 발견 경위에 대한 재고’라는 글에서 실제로는 안동 지역 광산김씨 종택에 소장돼 있던 것을 이용준이란 사람이 훔친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이 교사는 종택 사람의 증언을 토대로 “광산 김씨 집안의 사위였던 이용준이 1940년대 초에 처가에서 김매월당집(김시습 문집)과 함께 훈민정음 해례본을 빼돌린 뒤 간송에게 팔아먹은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한동안 이 얘기가 세인들의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이런 주장은 최근에 한 국문학자가 이용준이 처가에서 책 여러 권을 훔친 사실을 실토하면서 장인에게 용서를 구하는 내용의 편지를 입수해 공개하면서 더욱 신빙성을 높여준 바 있다.
이처럼 훈민정음을 둘러싼 절도 및 소유권 논란은 안동과 상주를 오가며 몇 년째 이어지고 있지만 세상 사람들의 관심은 훈민정음의 가치가 훼손되는지 여부보다는 ‘엄청나게 비싸게 거래된다’는 다분히 세속적인 측면에 집중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간송미술관에 소장된 안동본 훈민정음은 지난 1943년에 간송 전형필이 당시 집 열 채 값에 해당하는 1만원을 주고 입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최근에 발견된 상주본 또한 경매 시장에서 수 십억원에서 수 백억원을 호가할 것이라는 게 고서적 시장의 예측이다.
이런 세간의 관심과 관련해 뜻있는 사람들은 훈민정음이 그저 ‘값비싼 고서적’ 중 하나로만 치부되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글문화연대 정인환 사무부장은 “상주본 같은 경우에 소송에 휩싸이면서 책이 제대로 보존되는지 여부조차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최근의 상황은 상당히 우려된다.가뜩이나 한글을 경시하는 풍조가 만연한 현실에서 훈민정음의 진정한 가치가 심각하게 훼손되지나 않을지 무척 걱정스럽다.”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