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5천권 기증’ 故신길만 박사 ‘마지막 약속’

‘책 5천권 기증’ 故신길만 박사 ‘마지막 약속’

입력 2010-09-08 00:00
수정 2010-09-08 10:36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최근 조선대학교 중앙도서관 정문에 이삿짐을 실어나르는 트럭 1대가 도착했다.

 트럭에는 라면 상자 크기의 종이상자 80여개가 실려 있었고 이 안에는 두껍고 투박한 책이 가득 들어 있었다.

 이 책은 지난해 타계한 재미 경제학자 고(故) 신길만 박사가 유족을 통해 기증한 외국도서 1천36권이었다.

 신 박사의 기증은 지난 2001년 4천277권 기증에 이어 두번째로 고인의 마지막 유언을 실천하는 것이기도 했다.

 재미 경제학자로 유명한 고인의 조선대와의 첫 인연은 1998년 안식년을 맞아 객원교수로 6개월간 머문 것이 10년 넘게 이어졌다.

이미지 확대
‘마지막 유언’ 실천한 故 신길만 박사 조선대 중앙도서관에 2001년과 최근 두번에  걸쳐 외국도서 5천300여권을 기증한 재미 경제학자 故 신길만 박사. 신 박사는 객원교수로 왔던 조선대와 인연이 돼 30여년 모아온 모든 장서를  기증했으며 지난해 타계 전 유족에게 모든 것을 기증하겠다는 생전의  약속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마지막 유언’ 실천한 故 신길만 박사
조선대 중앙도서관에 2001년과 최근 두번에 걸쳐 외국도서 5천300여권을 기증한 재미 경제학자 故 신길만 박사.
신 박사는 객원교수로 왔던 조선대와 인연이 돼 30여년 모아온 모든 장서를 기증했으며 지난해 타계 전 유족에게 모든 것을 기증하겠다는 생전의 약속을 지켜줄 것을 당부했다.
연합뉴스
 2년 뒤 다시 방문한 조선대는 중앙도서관 신축에 여념이 없었고 이를 본 신 박사는 이듬해 30여년 모아온 도서 4천277권을 기증했다.

 신 박사는 2003년 조선대를 찾아 기증도서가 비치된 중앙도서관을 둘러보고 퇴직 후 모든 보유장서를 기증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번 기증은 신 박사의 마지막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기도 하다.

 신 박사가 기증한 도서는 각종 경제 관련 도서에다 물리,화학,생물,의학 등 다양한 분야의 책이 포함돼 학생,교수에게 큰 도움을 주고 있다.

 조선대는 중앙도서관 한 쪽에 신길만 코너를 만들었으며 이번 추가 기증된 도서를 포함해 확장할 계획이다.

 전남 여수출신인 신 박사는 일본 와세다대학을 졸업하고 도미(渡美),브라운대,코네티컷대 등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미시간 페니스주립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특히 고인은 김대중 전 대통령이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군부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던 것을 계기로 사형제도 반대를 실증적으로 연구,분석한 ‘사형과 범죄’를 집필,널리 알려졌으며 이 책은 미국 대학도서관에서 가장 많이 대출되는 서적 100권 중 하나로 선정되기도 했다.

 신 박사는 타계전 ‘이 책이 조선대 학생,교수 등은 물론 한국 대학의 학술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는 뜻을 밝혔다고 유족들은 전했다.

 조선대 관계자는 8일 “국외도서 평균 가격으로 환산하면 무려 5억원이 넘는 가치가 있다”며 “귀중한 원서인 만큼 학생,교직원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새벽배송 금지'에 대한 여러분의 생각은 어떤가요?
민주노총 택배노조의 ‘새벽배송 금지’ 제안을 두고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노동자의 수면·건강권을 지켜야 한다는 주장과, 새벽 배송을 원하는 노동자들의 ‘일할 권리’, 민생경제를 지켜야 한다는 반발이 정면으로 맞붙고 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을 갖고 계신가요?
1. 새벽배송을 제한해야 한다.
2. 새벽배송을 유지해야 한다.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