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자의 난’ 딛고 ‘왕자 호동’ 웃다

‘왕자의 난’ 딛고 ‘왕자 호동’ 웃다

입력 2011-04-28 00:00
수정 2011-04-28 01:04
  • 기사 읽어주기
    다시듣기
  • 글씨 크기 조절
  • 댓글
    0

폭행 사태로 발레리노 교체 ‘내홍’ 유료 객석 점유율 94% 흥행 성공

유료 객석 점유율 94%. 국립발레단의 창작 발레 ‘왕자 호동’의 최종 성적이다. 2011년 첫 공연 ‘지젤’로 전회·전석 매진이라는 대기록을 세웠던 국립발레단이 남자 단원들 간의 ‘폭행 사태’로 주역 무용수 2명을 교체하는 홍역을 치르면서도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이미지 확대
27일 국립발레단에 따르면 지난 22~24일 사흘간 서울 서초동 예술의전당 무대에 오른 ‘왕자 호동’의 유료 객석 점유율은 94%로 집계됐다. 지난해(75%)는 물론, 2009년 초연(89%) 때보다도 높다. 창작 발레극이 자리를 잡으려면 10년은 걸리는 것과 비교하면 이례적인 성과다.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된 ‘노장’(老將) 김용걸(38·호동 역)의 투혼 덕도 컸지만 그간 변화를 위해 부단히 쏟아부은 노력이 결정적이었다. 원래 2막에 있던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결혼식을 1막 마지막으로 옮겨온 것이 좋은 예다. 이로 인해 시간 안배(1막 1시간, 2막 40분)가 다소 틀어지긴 했으나 두 사람의 사랑이 맺어지는 오르막(1막)과 파국으로 치닫는 내리막(2막)의 대비 효과가 극명해졌다.

호동이 낙랑에게 자명고를 찢으라고 밀지를 내리는 대목을 실제 편지 쓰는 장면으로 추가한 것도 두 인물의 심리적 갈등을 선명하게 끌어냈다. 화려한 군무 못지않게 2막 호동왕자와 낙랑공주의 슬픈 재회 장면도 압권이다. 김주원, 김리회, 이은원 세 주역(트리플 캐스팅)은 생명이 다해 가는 공주를 잘 묘사해 냈다.

물론 더 다듬어야 할 부분도 있다. 유형종 무용 평론가는 “연기나 안무 차원에서는 확연히 나아졌다.”면서도 “발레라는 장르적 특성을 감안해도 왕자와 공주의 결혼식 장면이 지나치게 서구적인 형식에 치우쳤고, 왕자가 끝내 자결하는 결말도 너무 식상하다.”고 지적했다.

‘왕자 호동’은 10월 이탈리아에 간다. 발레의 본산으로 여겨지는 나폴리 산카를로 극장의 초청을 받아서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2011-04-28 22면
Copyright ⓒ 서울신문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close button
많이 본 뉴스
1 / 3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우리 국민의 평균 수면 시간이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잠을 이루지 못하는 사람의 비율도 크게 늘었다. 반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의 이용자가 늘면서 미디어 이용 시간은 급증했다. 결국 SNS와 OTT를 때문에 평균수면시간도 줄었다는 분석이다. 당신은 하루에 SNS와 OTT에 얼마나 시간을 소비하는가?
1시간 미만
1시간~2시간
2시간 이상
광고삭제
광고삭제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