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리뷰] 美 록밴드 미스터빅 내한공연

[공연리뷰] 美 록밴드 미스터빅 내한공연

입력 2011-05-10 00:00
수정 2011-05-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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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들의 ‘떼창’ 감동에 앙코르 7곡이나 쏟아내

조금 망설였다. MBC ‘나는 가수다’의 본방송을 더 볼지, 4인조 미국 록밴드 미스터빅의 공연을 처음부터 볼지 선뜻 결정하지 못했다. 이번 공연은 미스터빅이 1988년 결성된 이후 4번째 내한공연이다. 2002년 팀이 해체됐다가 2009년 재결성한 뒤에도 한 번 왔었다. 신선하지는 않다는 얘기다. 하지만 1990년대 그들의 노래 덕에 행복했던 기억을 복기하면서 ‘나는 가수다’의 유혹을 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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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들린 듯 기타를 이로 물어뜯는 기타리스트 폴 길버트. 엑세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신들린 듯 기타를 이로 물어뜯는 기타리스트 폴 길버트.
엑세스엔터테인먼트 제공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 도착한 것은 지난 8일 오후 5시 30분. 2009년 내한공연 무대가 1만 석 규모(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였던 반면, 이번에는 2000석(스탠딩 포함)짜리였다. 힘이 좀 빠질 수도 있겠다 싶었지만 기우였다. 첫 곡 ‘대디, 브러더, 러버, 리틀보이’를 시작으로 거침없이 내달렸다. 잔잔한 ‘투 비 위드 유’가 대표곡이라지만, 20년 내공의 하드록 밴드란 사실을 잠시 잊고 있었다.

8곡을 내달린 뒤 기타리스트 폴 길버트(45)의 독주가 펼쳐졌다. 1997년 가장 먼저 탈퇴하면서 팀의 쇠퇴를 몰고 온 장본인이지만 세계 최고 기타리스트 중 한 명으로 평가받는 그 아닌가. 전기드릴로, 때론 이로 기타줄을 물어뜯는 신기에 가까운 독주가 이어졌다.

16번째 곡이 끝난 뒤에는 베이시스트 빌리 시헌(58)의 솔로 무대가 이어졌다. 시헌 역시 미국 잡지 ‘기타 플레이어’가 뽑은 최고의 베이시스트에 다섯 번이나 뽑힌 주인공이다. 17번째 곡 ‘어딕티드 투 댓 러시’로 정규 공연이 끝나자 팬들은 “앙코르”를 연호했다.

앙코르 첫 곡은 역시나 ‘투 비 위드 유’. 그 뒤로도 ‘에니싱 포유’ 등 3곡을 더 부르고 무대를 내려갔다. 이쯤 되면 집에 가는 게 보통이다. 그런데 충성도 강한 미스터빅 팬들은 발을 구르며 또 다시 앙코르를 외쳤다. 거짓말처럼 멤버들은 무대에 다시 올랐다. 길버트가 대뜸 드럼세트에 앉았고, 드러머 팻 토피(49)는 베이스를 잡았다. 보컬 에릭 마틴(51)은 기타를 잡았다.

팬들의 ‘떼창’(떼를 지어 따라 부르는 것)은 산전수전 다 겪은 미스터빅을 흥분시킬 만큼 강력했다. 앙코르를 7곡이나 쏟아낸 것은 다른 설명 필요 없이 이를 입증했다. 시카고나 에릭 클랩튼 등 거물급 스타의 내한이 줄을 이었던 올해 공연 중에서도 그 감동은 첫손에 꼽을 만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2011-05-10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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