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영 “영화 통해 사람들 분노 결집”

공지영 “영화 통해 사람들 분노 결집”

입력 2011-09-29 00:00
수정 2011-09-29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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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도가니’ 사회적 파장 관련 인터뷰”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 통과.아동 성폭력 처벌 강화해야”

영화 ‘도가니’의 원작자 공지영(48) 소설가는 흥행 돌풍과 함께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이 영화와 관련, “사람들의 분노가 영화를 통해 결집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공 작가는 29일 연합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사람들은 지난 몇 년 동안 승자독식이 이뤄지는 우리 사회를 보고 분노했지만 양상은 파편화돼 있었다”며 “그런데 영화에서 약한 아이들까지 짓밟히는 것을 접하고는 분노가 결집했다”고 분석했다.

그는 “영화를 본 사람들이 많은 말을 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느꼈다”며 “나의 분노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 사람들이 더욱 목소리를 높이는 것 같다. 또 사람들이 ‘나도 언젠가는 저런 약자가 될 수 있다’고 느낀 것 같다”고 덧붙였다.

공 작가의 2009년 원작 소설을 토대로 한 영화 ‘도가니’는 광주 인화학교에서 벌어진 원생 성폭행 사건을 소재로 삼고 있다.

그는 “신문 기사에서 인화학교 이야기를 접한 뒤 당시 준비하던 소설을 접고 취재하러 광주로 내려갔다”며 “그곳에서 영화의 마지막 장면처럼 절망에 빠져 있던 아이들을 만났다”고 전했다.

이어 “아이들과 이야기하면서 내가 꼭 써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나에게 마음을 열고 이야기해 준 아이들에게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소설로 세상에 알리겠다고 나와 약속했다”고 소설을 쓴 계기를 설명했다.

개봉 전부터 관심을 끈 영화 ‘도가니’는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는 약점에도 2주째 흥행 1위를 질주하고 있다. 재조사 요구와 함께 ‘솜방망이 판결’을 한 법원을 성토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등 사회적 파장도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공 작가는 ‘도가니 신드롬’의 원인에 대해 “지난 2~3년 동안 지도층의 부패와 청문회의 거짓말 등이 쏟아지는 등 인권이 후퇴해 사람들이 분노를 느껴왔다”며 “여기에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가 활성화되면서 부글부글 끓는 감정을 폭발적으로 폭로할 수 있게 됐다”고 분석했다.

공 작가는 이 같은 사회 분위기가 법과 제도 개선으로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2007년 부결된 사회복지사업법 개정안이 통과돼야 하며 아동 성폭력에 대한 처벌은 더욱 강하게 해야 한다”며 “아동 성폭력이 한 개인에게 끔찍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입증됐음에도 여전히 정신 나간 소리를 하는 사람들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장애인에 대한 배려가 잘 이뤄진 유럽을 예로 들며 “장애인과 관련한 법률과 제도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며 “약육강식만 강조할 게 아니라 장애인 등 약자에 대한 배려가 이뤄져야 한다. 이런 교육에는 큰돈을 들일 필요도 없다”고 말했다.

소설 속 성폭력 장면 묘사가 잔인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묘사를 하지 않고 그냥 말로 전달했다면 사람들이 매일 신문 기사를 접하듯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을 것이고 감동도 받지 않았을 것”이라며 “사실 실제 상황은 더욱 지저분했는데 소설에 모두 쓰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공 작가는 “올여름부터 새 소설을 쓰려고 했는데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며 “약한 아이들이 아직도 울고 있는 상황에서 편하고 행복하게 사랑 이야기를 쓸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근황을 전했다.

그러면서 “내가 조금이라도 힘을 보태서 관련 법률이 개정되고 사회에 경각심을 일깨울 수 있다면 무척 행복할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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