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가삼존도 ‘100년의 유랑’ 끝내다

석가삼존도 ‘100년의 유랑’ 끝내다

입력 2014-01-08 00:00
수정 2014-01-08 0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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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불화 추정… 일제때 반출, 3억원 ‘몸값’ 내고 美서 환수 “파격적 도상 등 희귀한 작품”

가로·세로 각 3m가 넘는 조선후기의 대형 불화(佛畵)인 ‘석가삼존도’가 100여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이사장 안휘준)은 미국 버지니아주 노포크의 허미티지 박물관이 소장하던 18세기 비단 채색 불화 1점을 국내에 환수했다고 7일 밝혔다. 가로 318.5㎝, 세로 315㎝인 대형 불화는 1730년대 제작된 사찰 대웅전의 후불탱화(後佛幀畵·불단 뒤쪽 벽에 거는 족자에 그린 불화)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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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개된 18세기 조선시대 불화인 석가삼존도. 일제강점기 국내 사찰에서 뜯겨져 해외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7일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공개된 18세기 조선시대 불화인 석가삼존도. 일제강점기 국내 사찰에서 뜯겨져 해외로 반출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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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이날 공개된 불화는 설법하는 석가모니 부처를 중심으로 좌우에 문수보살과 보현보살을 그려 넣고 10대 제자인 아난존자와 가섭존자를 석가모니 앞에 크게 강조해 넣었다. 조선불화 전문가인 김승희 국립중앙박물관 교육과장은 “기존 불화에서 제자들을 상단부에 작게 그려 넣은 것과 달리 전면에 대화하는 모습으로 부각시킨 것이 특징”이라면서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파격적 도상과 등장인물의 섬세한 표정 묘사가 불화에서는 보기 드문 사례이며, 18세기 민화의 양식까지 포괄하고 있어 더욱 희귀한 그림”이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불화의 제작연대를 1730년대로 보고 있다.

불화는 일제강점기 초반 국내 어느 사찰에서 무단으로 뜯겨 일본에 반출된 것으로 추측된다. 이 과정에서 일본 미술품상인 야마나카 상회에 넘겨져 보수됐고 이후 1942년 미국 오하이오주 톨레도 박물관에 잠시 전시된 후 미국 내 미술관과 미술품 시장을 전전했다. 불화는 1954년 버지니아주 노포크 박물관에 장기대여 형태로 전시됐다가 1973년 허미티지 박물관에 들어간 뒤에는 둥글게 말려 천장에 매달린 채 40여년간 보관돼 왔다.

반환 협상은 문화재청의 ‘한 문화재 한 지킴이’ 사회공헌활동에 동참한 미국계 기업(라이엇 게임 코리아)이 허미티지 박물관에 3억여원의 운영기금을 기부함으로써 성사됐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2014-01-08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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