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가난한 사람들이 만든 가장 값진 제의 입는다

교황, 가난한 사람들이 만든 가장 값진 제의 입는다

입력 2014-08-05 00:00
수정 2014-08-05 1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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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동네 주민 협동조합·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손바느질 제작

천주교 교황방한준비위원회는 오는 16일 순교자 124위 시복식과 18일 평화와 화해의 미사에서 프란치스코 교황과 주교들이 입을 제의를 5일 공개했다.

교황의 시복식 제의는 붉은색 바탕에 교황방한 기념 로고와 칼, 성작(聖爵)을 조화롭게 형상화했다. 성작은 미사용 포도주 잔을 상징하면서 찬미의 손짓을 표현했다. 칼은 순교자의 수난을 뜻한다. 전체적으로는 수난 뒤에 오는 찬미와 영광, 즉 십자가의 영광을 나타낸다.

명동성당에서 열리는 평화와 화해를 위한 미사 제의는 백색이다.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와 구원을 뜻하는 올리브나무 가지를 이미지로 표현했다. 손으로 수놓은 비둘기는 수채화를 연상시킬 정도로 섬세한 작업을 거쳤다.

제의를 제작한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는 가난한 이를 사랑하는 교황의 뜻에 따라 값싸고 얇은 소재를 썼지만 수작업으로 정성껏 지었다고 방준위는 전했다.

스승예수의제자수녀회 황에스텔 수녀는 “얇은 천으로 제작하다보니 기계로는 수를 놓을 수도 없었다. 두세 번씩 연습한 뒤 바느질을 했지만 수를 놓았다가 다시 뜯는 걸 여러 차례 되풀이해야 했다”며 “정성 들여 만든 만큼 교황님을 통해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는 도구로 쓰이면 좋겠다”고 말했다.

평화를 위한 미사 때 교황이 제의 안에 받쳐입을 장백의는 ‘솔샘일터’에서 만들었다. 솔샘일터는 서울대교구 빈민사목위원장 이기우 신부 등이 강북구 삼양동 산동네 주민들과 함께 만든 봉제협동조합이다.

장백의 아랫단과 소매, 옆선에 무궁화 124송이를 수놓아 124위 순교자를 표현했다. 깃은 제의와 함께 한국 남자복식의 두루마기 깃을 적용했다.

이번 작업에는 정진숙 씨 등 솔샘일터 조합원들이 참여했다. 소아마비를 앓았던 정 씨는 2009년 김수환 추기경이 선종 때 입었던 제의를 만드는 등 디자이너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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