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명의 미국 작가들이 써내려간 작은서점 예찬론

84명의 미국 작가들이 써내려간 작은서점 예찬론

입력 2014-11-21 00:00
수정 2014-11-21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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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나의 아름다운 책방’

“고객들은 갈수록 서점을 눈요기를 위한 전시장 쯤으로 활용하거나 전문 지식을 쌓기 위한 정보만을 직원들에게 요구한다. 그러고는 집으로 돌아가 온라인 쇼핑몰의 차가운 포옹에 몸을 맡기고 만다. 물론 그럴 마음이야 없었겠지만, 이들은 마우스를 움직이는 단순한 동작으로 미래 세대 작가들의 기반을 약화시키고 있다.”

2012년 ‘엠파이어 폴스’로 퓰리처상을 수상한 미국 작가 리처드 루소는 대형 체인과 온라인 서점에 밀려 사라져가는 작은 서점들의 운명과 출판의 미래를 이 같이 한 배에 태웠다.

현암사에서 최근 출간한 ‘나의 아름다운 책방: 작가들이 푹 빠진 공간에서 보내는 편지’는 미국 유수의 동시대 작가 84명이 뽐내듯 전하는 84편의 각기 다른 독립서점 예찬론을 담았다.

’신이 죽었다’의 저자 론 커리 주니어는 메인주 포틀랜드에 위치한 ‘롱펠로북스’ 서점 소유주인 크리스 보우를 언급하며, 서적상을 작가보다 높은 반열에 끌어올렸다.

”이들이 매일 쏟아붓는 엄청난 노력에 비하면 내 업적은 정말 보잘 것 없었다. 물론 나는 글을 쓰지만, 이들은 옷을 다림질하고 머리를 매만지고 엉덩이를 톡톡 두드려 격려한 다음 그것을 세상에 내보낸다. 크리스 보우 같은 서적상은 현대 미국 문학에서 위대하게 뛰는 심장이며, 이들이 없다면 내가 하는 일은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110쪽)

’펠리칸 브리프’, ‘의뢰인’의 작가 존 그리샴 또한 아칸소주 블라이드빌에 있는 댓 북스토어 인 블라이드빌’ 주인 메리 게이를 향해 “분명한 사실은 그녀와, 그녀 같은 사람들이 오늘날 나나 다른 신진 작가를 키우는 데 커다란 역할을 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책의 이곳저곳에서 언급된 것처럼 미국 내에서도 독립서점주들은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에 밀려 어려운 현실에 놓여 있다. 완연히 높아진 전자책 비중 또한 도서시장의 미래를 암울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그러나 작은 서점들과 맺은 인연의 추억을 소중히 하는 작가들의 존재는 서점들의 기반이 여전히 흔들리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로라 4중주단’의 작가 에밀리 세인트 존 맨들은 “전자책과 독립 서점이 공존하지 못할 이유는 결코 없다”며 “우리가 이 세상에서 그 서점들을 잃어야 한다고는 생각지 않는다, 우리가 그러리라고는 생각지 않는다”고 말했다.

전문번역가인 역자 박상은·이현수 씨는 후기를 통해 “이렇게 추억하고 찬양하고 축하할 서점이 있다는 게 우선 부러웠다”며 “바로 집 가까운 곳에 이런 서점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책을 번역하는 내내 그 생각뿐이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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